신이 주신 인생의 비밀을 찾아서
신이 주신 인생의 비밀을 찾아서
  • 신 현철
  • 승인 2014.09.0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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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청소년 모험 소설

[북데일리] 여행작가 테오는 삶의 비밀 하나를 얻고 싶다면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라고 했다. 우리는 안정된 일상을 좇아 생활을 한다. 여행도 철저한 계획 하에 평범하고 안정적인 곳으로 떠난다. 당연히 그 안에는 모험도 없고 삶의 비밀을 찾을 수도 없다. 그래서 모험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정유정의 소설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비룡소, 2007)를 추천한다. 소설 속 모험에 뛰어들어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보면 작가가 말하는 삶의 비밀 하나를 건질 수 있을 것이다.

정유정은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2007년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하여,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28>등의 장편소설을 썼다. 작가는 "만약, 우리 인생에도 스프링캠프가 있다면?" 하는 질문으로 소설을 시작했다고 한다.

1986년의 여름, 열다섯의 준호는 엄마의 재혼으로 마음이 심란한 상황에서 친구의 부탁으로 모험을 떠난다. 친구의 형은 전설의 운동권 학생. 식구들은 경찰의 감시때문에 그의 해외 도피를 도울 방법이 없다. 주인공 준호가 그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이 모험길에 뜻밖의 동행이 생긴다. 동네 친구 승주와 정아, 그리고 정신병원을 탈출한 의문의 할아버지, 도베르만 사냥개 루스벨트까지.

승주는 부자집 외아들이며 엄마의 과잉보호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출했다. 정아는 시도때도 없는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 아버지를 피해 준호 일행과 같이 길을 떠난다. 통제가 안되는 루스벨트는 모험 내내 난관을 만든다. 그나마 의문의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아슬아슬한 다섯의 관계가 균형을 이룬다. 결국 그들은 티격태격하면서도 경찰의 추적을 피해 남도 끝의 외딴 안개섬에서 운동권 형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새벽에 그들이 섬에서 본 것은 바로....

푸름 마을을 지나오며 안개섬의 새벽을 생각했어. 우리가 봤던 낯선 것들, 아름다운 것들, 빛나는 것들. 아니 어떤 말도 그들을 칭하는 데 적당하지 않을 거야. 세상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가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낸 것 같았던 그들을, 나는 그냥 '비밀'이라 부르기로 했어. 내 인생의 첫 비밀. 어쩌면 우리가 함께한 며칠은 우리 인생의 비밀을 찾아가는 법을 가르친 신의 특별한 수업이었는지도 몰라. -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381쪽

모험이 있는 곳에 성찰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 성찰이 밥 먹여 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고단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소설은 정아를 통해 그 성찰을 삶의 비밀이라며 신의 특별한 수업이라고 말한다. 정아는 "세상에는 신이 내 몫으로 정해 놓은 '비밀'이 더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그 비밀을 찾아 다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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