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 박사 ‘문인화 체험’ 책 출간
이시형 박사 ‘문인화 체험’ 책 출간
  • 장맹순 시민기자
  • 승인 2014.07.2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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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소년 산이 되다>...시골 멋스런 풍경

배짱으로 삽시다. 세로토닌 문화운동 전도사. 한국 최고의 뇌 과학자, 1백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 국민의사, 강원도 힐리언스 선 마을...
 
[북데일리] 저자 이시형 하면 떠오르는 말들이다. 이렇게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저자가 이번엔 문인화 수업 체험기 <여든 소년 산이 되다>(이지북.2014)를 내서 화제다. 비움, 소년, 채움, 산으로 나뉜 4개의 장에는 그의 유년기의 모습, 사랑을 간직한 남자 이시형, 나라와 국민의 건강을 염려하는 다양한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팔십 번째 생일에 나는 새로운 결심 하나를 했습니다. 죽기 전에 내가 제일 못하는 것을 해봐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그림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뒷벽에  한번도 붙어 보지 못한 내 그림 실력, 한이 맺혀서 일까요. 한 번 해보자는 오기가 발동했습니다.(중략) 그림을 그리며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그림은 기술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입니다.(28쪽)
 
한 시대를 대표하는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버킷 리스트로 문인화 그리기 수업을 받는다. 물리적 나이 여든이면 그동안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인생을 갈무리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삶에 대한 도전, 열정으로 예의를 갖추어 나간다. 삶이 삶을 못살게 구는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야 함을 보여 준다.
 
제 고향은 대구팔공산 자락의 두메산골입니다. 마을 뒤에는 서낭당과 장승이 있었습니다. 산에 진달래를 따러 가거나 달구경을 하러 갈 때면 어쩔 수없이 그 앞을 지나야 하는데, 그때마다 얼마나 무서웠던지  어린 가슴이 콩닥콩닥 얼마나 널을 뛰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네가 오는 밤이면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등에 지고 마중을 나가겠습니다. 눈부신 달빛에 부리부리한 장승 눈이 그만 멀어서 네가 놀라지 않게  행여나 돌부리라도 네 발끝에 걸리지 않게, 너를 맞으러 갑니다. 내가 언제나 그렇게 환한 사람이면 좋겠습니다.(45쪽)
 
책에는 간결한 글과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달, 사람 나무, 산, 바위, 등을 그린 수묵 빛 그림은 마치 저자가 그것들과 대화하는 듯하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동심을 자극하여 마음속까지 평온하다. 특히 그림 여백의 한 줄이 소소한 일상대화라서 더 신선하다. 좋은 그림은 눈으로 보여 지는 그림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는 그림이지 싶다.
 
책에 따르면 저자는 문인화 수업이 인생사에 획기적 일이었다. 전시회 관람,  시,  소설이 한 줄 한 줄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와 작가와의 공감도가 컸다. 특히 정신과 의사로서 문인화를 정신분석학적으로 해석한 글도 덧붙인다. 문인화 수업 중에 쉽게 변연계 공감이 일어나 스스로도 놀라운 경험이었고 감동이었다. 변연계 공명이란 흙에 앉으면 마음이 편안하듯 새소리 물소리, 등 자연 속에 묻히면 똑같이 편안한 체험을 하게 됨을 뜻한다.
 
저자는 대중교통 무료승객의 기준인 65세가 훨씬 지났지만 여전히 유료승객이다. 아직도 이 사회의 현역으로 녹을 먹고 있으니 그에 합당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이 사회가 밀어주고 끌어준 것이라 믿고 있다. 죽는 날까지 그 빚을 갚겠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특히나 이 책의 그림에서는 치유를 체험하며 얻은 휴식처를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조금이나마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마음이 감동을 준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사명감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살펴본 저자의 삶과 철학이 담긴 작품들은 삶의 여백을 생각게 한다. 거기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다. 책은 독자로 인생의 때는 따로 없다는 걸 알려준다. 마음 먹은 일이 있다면 크든 작든 당장 시작하라는 조언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장맹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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