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중에서
[북데일리] 책 제목만으로는 무슨 내용인지 유추하기 힘든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문학동네.2012)는 원 제목이 ’열 개 단어 속의 중국‘이다. 위화는 열 개의 단어 속에 중국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냈다. 저자의 글쓰기에 대한 내용이 이채롭다.
최초의 글쓰기를 되짚다보면 나의 생각은 그 오래된 작문 노트 위를 재빨리 스쳐 자나가 당시에 천지를 진동했던 대자보 위에 머물곤 한다. (중략) 나는 내 글쓰기를 대자보에서 시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내가 최초로 공개 발표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사람들은 글을 쓰는 데 열을 올렸다.
오늘날 사람들이 인터넷 블로그에 글을 쓰는데 열을 올리는 것보다 더 심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시의 대자보는 천편일률적이었고 기본적으로 <인민일보>의 글을 베끼는 데 불과했다는 것이다. 혁명의 언어와 공허한 구호들이 글 전체에 넘쳐흐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멈추지 않았다.
사회적인 것도 있고 정치적인 것도 있으며 경제적인 것과 역사적인 것도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있어야 할 것이 다 있다. 하지만 문화대혁명 시기의 대자보 쓰기와 오늘날 블로그 쓰기가 갖는 한 가지 공통점은 둘 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114쪽,115쪽) <장맹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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