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
인도,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
  • 장맹순 시민기자
  • 승인 2014.06.03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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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수의<또다른 인도를 만나다>

 [북데일리]인도에서 10년 이상 체류하며 인도의 역사를 연구 하고 있는 저자의 책 <또 다른 인도를 만나다>(평단문화사.2014)은 여태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도의 맨 얼굴을 보여주는 책이다. 주로 인도의 역사에서 시작해 문화, 사회문제, 종교문제, 인종 음식, 을 통해 인도의 구석구석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힌두교가 넓게 퍼지고 민간에까지 깊게 스며들어 갈 수 있었던 배경에 힌두교의 대서사시인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신들의 전쟁 이야기라는 점과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단순한 구조, 까막눈도 이해할 수 있는 구전전승의 방법으로 전파되었다는 점이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지역이나 계층, 시대마다 각기 다른 자신들만의 이야기가 첨가되어 스토리를 자기화하는 작업을 통해 대중화가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외부에서 전해져 왔지만 더 이상 외래적이지 않은 스토리는 '우리’의 전통을 담아내는‘우리’의 이야기인 것이다. 이처럼 라마야나 전통은 인도 문화의 힘, 곧 그 다양성과 풍부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것이 인도가 자랑하는 문화적 소프트 파워라 할 수 있을 것이다.(p.100) 

 책에 따르면 인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다양한 종교를 인정하는 나라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한다는 건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당연하고 풍부한 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력과 사고력을 키우며 자라기 때문이다. 풍부한 상상력은 다양한 문화를 낳은 인도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델리는 우리나라의 서울과 유사한 점이 한 가지 있다. 조선왕조 500년과 그 이후 100년을 포함한 600년 정도定都로서의 상징성이 있는 서울과 무굴 제국 300여 년과 1911년 이후 100년을 포함한 400여 년의 인도 수도로서의 기능을 담당한 델리는 한 왕조의 수도이자 식민지 수도로서의 슬픈 역사와 독립 국가의 수도이기도 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한 분단과 함께 수도의 지리적, 숫자적, 문화적 변화로 인해 그 기능이나 상징성이 강화되었다는 점 또한 유사하다. 서울은 분단과 전쟁으로 인해 피난을 온 북녘 사람들이 정착하여 이전과는 다른 문화를 만들었고, 산업화 과정에서 타지 사람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단지 한 지역으로서의 기능보다 작은 대한민국으로서 기능하기에 이르렀다.

 델리도 똑같진 않지만 비슷한 역사적 발전 과정을 거쳤다. 분단과 함께 찾아온 독립이기에 펀자브와 신드, 서북 국경 지방 등의 서파키스탄 지역에서 종교적 박해를 뚫고 피난 온 사람들이 델리에 유입되어 이전과는 사뭇 다른 좀 더 역동적이며 다양한 델리 문화를 만들었다. 1960년대 이후엔 주변 다른 지역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이주한 사람들이 델리를 '리틀 인디아Little India’로 기능할 수 있게 해 주었다.(p.114, p.115]
 
 저자가 인도에 처음 와 정착한 곳이 델리여서 일까. 델리를 소개하는 부분이 인상깊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아그라, 자이프르다와 함께 '골든트라이앵글'로 역사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서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한다. 저자는 여행을 목적으로 하면 유적지만 돌아보기 십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델리엔 인도인들조차 모르는 역사적 사건과 이야기가 존재한다고 전한다. 저자는 현재 인도에 살면서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단을 한국의 분단과 비교해 논문을 쓸만큼 역사에 관심이 많다. 

 델리에서 친하게 지내는 사땨Satya라는 젊은 사업가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딸만 둘이다. 그 둘째 딸이 우리 둘째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서 아내들끼리도 통하는 게 많은 편이다. 둘째도 딸을 낳은 이 친구에게 여러 지인이 찾아와 축하해 주기도 했지만, 몇몇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어떡하냐? 또 딸이네.” “괜찮아. 잘 키우면 되지.” 짧은 한마디였지만 인도의 남아선호사상이 물씬 풍기는 그 말에 심기가 매우 불편했었다고 친구가 내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이 친구는 딸 아이 가진 것을 신께 감사하는 깨우친 아빠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에서 여성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원치 않는 아이로 태어나 가족에게 짐을 하나 얹어 주는 것과 같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이미 불평등이 시작된다.(p.200,p.201) 

 책은 현재 인도에서 벌어지는 낙태와 태아살해에 대해 언급한다. 인도에서는 적으로 태아성감별이 금지돼 있는데도 중상류층에 팽배해 있다. 남아 1000명중 여아의 비율이 800정도로 나타나는 것은 딸을 시집보낼 때 지불해야 하는 결혼 지참금('다우리')때문이다. 부모가 평생 모아도 모자라는 액수이기에 빚을 지게 되는 상황과 우리의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는 인도를 알수록 알 수 없는 나라라고 말한다. 그것은 인도라는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 과거와 현재까지 인도역사를 얼마나 톺았는지 짐작케 한다. 책은 인도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인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 인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책을 가이드북과 함께 해도 좋겠다. 관심이 있으면 좋아하게 되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어울리는 책이다.  ​<장맹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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