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이 선조에게 바친 `금부채의 비밀`
이순신이 선조에게 바친 `금부채의 비밀`
  • 북데일리
  • 승인 2005.09.0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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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방영되면서 이순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극은 끝났지만 이순신은 온 국민의 영웅으로 다시 한번 마음 속에 또렷이 새겨졌다.

그런데 아마 드라마를 본 이들 중 임진왜란 당시 어느 순간, 이순신의 손에 `금부채`가 들려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 같다. 사연은 이랬다. 1592년 전란 때, 이순신은 조정에 ‘임진장초’라는 장계를 올렸다.

`1592년 6월 2일 당포해전.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은 일본의 적장 가메이 고레노리의 함선을 격파했다. 왜장은 경황 중에 금부채를 함선에 남기고 도망갔다. 금부채는 전쟁의 `총감독`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하사한 것이었다. 금부채를 입수한 이순신은 선조에게 전리품으로 올렸다. 금부채엔 몇 자의 한자가 써 있었다.`

그렇다면 문제의 금부채는 어디갔을까. 혹시 그 금부채가 지금도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가 김태훈은 꼬리를 무는 이 의문점들을 파고들어 ‘이순신의 비본’(2005년, 창해)이란 소설을 써냈다. 사실과 허구가 결합된 소설 속에서 작가의 상상력은 무한히 나래를 편다.

‘그래, 금부채는 무언가를 암시하며, 그 것은 아주 중요한 역사적 진실을 여는 열쇠일 것이다!’

그리하여 소설은 실타래처럼 얽키고 설킨채 얼개가 구성됐다.

금부채는 바로 책의 제목인 ‘이순신의 비본’의 소재를 가르키는 나침반이었다. 이순신의 비본은 바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충무공전서’과 다른 버전의 비밀스런 책이다. 진짜 ‘이충무공전서’이며, 그 속엔 놀라운 사실이 숨겨져 있다.

소설은 4백여년의 시공을 뛰어넘은 현재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어느 날, 한 역사학자가 사지가 찢기는 형벌인 육시를 당한 채 살해된다.

그는 일본 극우와 연계된 친일단체 ‘욱일회’의 멤버였다. 그를 죽인 이는 ‘만당’이라는, 지하에서 암약하는, 비밀스런 민족주의 단체 소속이다.

사건이 터지자 일본 야쿠자와 중국 ‘삼합회’의 여성킬러 다크엔젤이 극비리에 한국을 방문해서 사건을 좇는다. 그런데 또 다른 노 교수 한 명이 살해된다. 일본 야쿠자의 짓이었다.

서로 상대를 죽여야하는 이유는 바로 놀라운 사실을 담은 ‘비본’ 때문이다. 한 쪽은 노출을 막아야 하고, 다른 쪽은 세상에 진실을 밝혀야 했다.

노 교수의 여제자와 노 교수를 알고 있는 출판사 직원인 남자 주인공이, 노 교수가 죽기전 말했던 금부채를 찾아 나섰다. 이순신의 고향 아산이었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노 교수와 친분있는 주점 여인을 통해 세가지 암호를 부여받는다.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바로 이 암호 풀이 과정에 있다. ‘다빈치 코드’나 ‘일식’ ‘장미의 전쟁’이 풍부한 서구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책들이라면, 이 소설은 한국 역사에 관한 많은 사료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예컨대 박제가의 ‘북학의’ 속에 나오는, “몹시 기뻐서 사흘 동안이나 읽었느나 조금도 염증이 나지 않았다’는 구절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두 주인공의 머리를 빌어 답을 알아낸다.

이어 박제가는 추사 김정희와 연결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두 사람 외에 `비본`의 존재를 지키려 한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유득공, 이상적, 김석준, 오세창, 한용운... 모두 실존인물들이다.

독자들이 두 남녀 주인공과 함께 비본 `이충무공전서`를 찾아나가는 과정은 한편의 추리 소설 읽기이자, 역사 탐험이다. `발해고` `세한도` `고산소요도` `대동여지도`같은 고서류를 거쳐, 정조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일독하게 된다.

소설이 만들어낸 `비본`을 만든 장본인은 정조다. 그가 진본을 숨겨야 했던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또한 비본엔 중국과 일본 측으로선 절대 공개되선 안되는 비밀이 있다. 물론, 그 비밀을 푸는 열쇠는 바로 금부채다.

아마 상상력이 풍부하거나, 민족 의식이 강한 열혈 독자들은 책을 읽은 후, 금부채와 `이순신의 비본` 속에 담긴 `역사`를 생각하며 잠 못들지 모르겠다. `정말 금부채가 어딘가에 존재하지 않을까`라며. [북데일리 제성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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