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데일리] 조선시대 풍수지리학을 연구하던 지관. 그들은 풍수설에 따라 집터나 무덤 터의 좋고 나쁨을 가려내는 사람이었다. 명당에서 생기를 얻으면 복을 얻고 화를 피할 수 있다고 전한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풍수사상의 영향을 받았으나 조선시대에 이르러 가장 활발하게 수용했다.
<금지된 정원>(곰. 2013)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이 결합된 역사소설이다. 경복궁 안에 총독관저를 지으려는 조선 통독과 이를 막으려는 조선의 김지관이 만났다. 그가 설명하는 명당자리 찾는 법이다.
‘짐승들은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으면 배설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짐승이 똥을 무더기로 싼 곳은 매우 안전한 곳이다. 그곳은 땅의 기운도 좋을 뿐 아니라 풍수적으로 길지인 경우가 많다’는 말이었습니다.”
"당시 어렸지만, 아버지가 이야기하시는 명당의 의미를 나름 이해했습니다. 아버지는 산을 가다가 산짐승이 새끼를 낳은 장소를 발견하면 그곳도 명당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단번에 왜 그곳이 명당인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음양의 원리이건 오행의 원리이건 이런저런 복잡해 보이는 논리 속에는 결국 인간이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희망이 들어 있습니다. 생명을 지키는 일이 들어 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땅을 보는 눈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갔습니다.
사람들이 안전하게 똥도 누고 밥도 먹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웃고 지낼 수 있는 땅을 보는 것이 아주 괜찮은 업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p73~p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