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왕실은 백제서 갈라져 나와"'
"일본왕실은 백제서 갈라져 나와"'
  • 정지은 기자
  • 승인 2013.03.15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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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와 다무로였던 왜나라들>...'쇠칼'에 담긴 비밀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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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1968년. 동경에서 북쪽 56km 떨어진 교다시. 한 무덤에서 쇠칼 하나가 출토되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나리야마 쇠칼'로 불리는 이 칼에는 115자의 한자가 새겨져 있었다. 5세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 이 칼에 새겨진 글의 내용은 왜나라의 아득한 옛적 일본 야마도 지방에 있던 왕권이 책봉한 지방 호적의 족보로 해석됐다.

 일본 역사학자들은 이를 황국 역사관의 근거를 마련해주는 자료라고 파악했다. 그런 까닭에 이 쇠칼은 일본 국보로 지정되면서 현재는 동경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알고 보니 이 칼은 감춰진 한-일 고대사의 비밀을 알려줄 열쇠였던 것이다.

 <백제와 다무로였던 왜나라들>(글로벌콘텐츠, 2013)은 한일 고대사의 비밀에 대한 책이다. '이나리야마 쇠칼' 이야기는 이 책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로 등장한다. 저자가 백제사 연구에 영감을 준 칼이기 때문이다.

 저자 김영덕 서강대 물리학과 명예교수는 이나리야마 쇠칼과 그 유명한 칠지도 그리고 무덤의 형태와 부장품, 역사서 등을 연구하여, 백제왕실과 일본왕실, 한 왕실에서 두 나라 왕통이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 교수는 이나리야마 쇠칼에 적힌 글을 백제의 역사로 풀이했다. 고구려가 남침한 서기 396년 당시 백제 땅이던 하동에서 후왕으로 있던 장수 집안이 동경까지 망명온 뒤, 그곳에서 다시 백제 후왕으로 책봉된 내용을 담은 집안 이야기였다는 것이다. 이번 책은 이런 내용을 토대로 일본 왕실이 백제 왕실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책에 따르면 서기 397년에 세운 대왜에 머물던 백제 태자 도기는 그곳에서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 백제에 와서 비유 임금이 되었다. 비유는 두 아들 가수리와 고니기를 왜땅에서 낳았고, 서기 427년에 백제대왕이 된 비유는 몇 해 뒤에 아들 가수리를 왜왕 ‘사이’로 앉힌다.

 이 왜왕 사이는 서기 455년에 백제로 와서 부왕을 이어 서기 455년에 백제 개로대왕이 되며, 왜왕은 이제 아우 ‘고니기’가 이어서 왜왕 ‘고오’가 된다. 왜왕 고오의 다섯 아들 가운데 둘째 아들이 백제 동성왕이고 왜왕 고오 뒤를 이어 개로대왕의 아들 시마가 왜왕 ‘부’가 된다. 이 왜왕 ‘부’가 동성왕의 뒤를 이은 무령대왕이 된 것은 서기 502년인 것이다. 왜왕 부를 이어서 왜왕이 된 이가 무령대왕의 사촌이자 왜왕 고오의 아들이었다.

 이 책은 백제 다무로가 5세기에는 일본의 관동, 관서, 규슈 세 곳에 있었다가 독립왕국으로 커지면서, 관서의 대왜가 백제 멸망 후 온 왜땅을 아우르고 일본으로 거듭났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1996년 교수직에서 퇴임한 후 백제사를 본격 연구해왔다. 이 책은 녹록치 않은 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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