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구조를 이해하라
아파트의 구조를 이해하라
  • 아이엠리치
  • 승인 2008.03.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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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아파트는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출퇴근길에 잠실의 재건축 단지를 지나면서 항상 떠올리게 되는 생각들이다. 과거의 잠실 주공 3, 4단지는 재건축이 완료되어 이미 입주를 하였고 1,2단지도 2008년 하반기 입주를 예정해두고 공사가 한창이다. 잠실 시영까지 1만 5천 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으니 전체 입주가 끝난 후 잠실의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34평형을 기준으로 하면 가격도 9억 ~ 10억 원을 형성하고 있다. 평균 30층으로 지어지고 있는 잠실의 재건축 단지는 시간이 지나면 어떤 모습을 나타내게 될까?


이런 생각을 해보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아파트 가격이 아주 비싸졌고 가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많은 대출을 포함하고 있는 가정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파트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아파트의 가격을 형성하는 요소는 토지와 건물이라는 유형 자산과 교육, 교통, 환경, 투자 가치 등의 무형 자산으로 나눌 수 있다. 토지를 제외한 모든 유형 자산의 기본 속성은 감가상각이 이루어지므로 아파트라는 건물은 내용 연수에 따라 감가 상각되어 0으로 변해갈 것이다. 결국 12평(34평형 기준)정도의 토지만이 유형 자산으로 남게 될 것이다.


무형 자산은 금액으로 평가하기 매우 힘든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 아파트 가격에 투자의 가치가 아주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잠실 재건축 단지의 34평형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9억 3000만원 전세 가격은 3억 3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투자된 돈은 6억 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6억 원에 대한 부분만큼은 기대한 투자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투자 가치는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만일 투자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면 교통이나 환경 등 다른 무형자산의 가치도 그만큼 떨어지게 될 것이다.


아파트 가격 중 전세 가격을 제외한 6억 원을 10년간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여 연 평균 수익률 10%를 올린다고 가정한다면 13억 2960만원이 된다. 그렇다면 현재의 아파트는 10년 후에 16억 5960만원이 되어야 투자 수단으로서 의미가 있다. 여기에는 재산세와 종부세, 각종 수리비등 비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므로 실제로는 아파트 가격이 더 많이 올라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평균 30층으로 지어지고 있는 현재의 아파트는 미래에 그만큼의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종부세를 완화하고 1가구 1주택의 경우 20년 이상 장기 보유하게 되면 양도 소득의 80%를 공제해주겠다는 정책들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의 미래 모습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는다. 그것은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아파트의 구조가 수익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의 고민이 있다. 첫째는 많은 대출금 상환이다. 20년 정도의 상환 조건으로 받고 있는 모기지는 실제로 우리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줄 것이다. 1억 원의 대출을 받는다면 매월 78만원씩 20년을 상환해야 한다. 20년간 상환해야 하는 총 금액은 1억 8700만원이나 된다. 소득공제 혜택을 감안하더라도 1억 7000만 원 이상을 상환해야 한다. 투자로서 가치가 떨어진 아파트에 20년간 80만원 가까운 대출 상환을 한다는 것은 보통 고통스러운 삶이 아니다. 짧아진 경제 활동 기간은 우리 삶을 대출금에 저당 잡힌 인생으로 바꾸어 놓을지 모른다.


이것은 비단 주택을 소유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상황이 아니다. 세입자들에게도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게 된다. 지금까지 아파트는 주거를 해결해주면서 저축의 역할도 동시에 해주었다. 그러나 투자의 가치가 떨어지고 주거비용의 개념으로 바뀐다면 그 비용은 세입자와 함께 부담하게 될 것이다. 결국 아파트가 투자 수단으로서 매력을 잃어가게 된다면 재테크의 수단을 잃어버림과 동시에 엄청난 주거비용이 발생하기 시작하게 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아파트를 철저한 주거의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대출금 상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1억 원 이상의 무리한 대출을 받는 경우들도 적지 않지만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대출 규모는 상환에 대한 정확한 계산이 이루어진 후에 결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우리 삶은 엄청나게 증가한 각종 고정비용으로 인해 힘들어지고 있다. 각종 고정 비용은 한 번 지출이 시작되면 파산이 되기 전에는 줄이기 힘든 속성을 갖고 있다. 기업 뿐 아니라 개인과 가정에서도 위험 관리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아파트를 구입할 때는 아파트의 구조를 이해하고 냉정한 선택과 판단을 해야 할 때이다.


[조준행 '평생 부자로 사는 재테크'의 저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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