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커리어우먼 "내 삶은 내 스스로 편집"
열혈 커리어우먼 "내 삶은 내 스스로 편집"
  • 북데일리
  • 승인 2006.10.16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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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일하면서 책쓰기>의 저자 CMI 전미옥 대표

"세상까진 아니더라도 삶을 스스로 편집(editing)하고 싶은 거죠."

<일하면서 책쓰기>(살림. 2006)의 공저자이자 CMI 연구소 전미옥 대표에게는 직함이 ‘참’ 많다.

CMI연구소(http://www.jeonmiok.com) 대표, 사단법인 한국사보협회 부회장, 부천시 홍보 자문위원, 여성가족부 사이버멘토링 대표멘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 홍보위원, 한경닷컴 칼럼리스트 등 현직만 늘어놓아도 전부 옮겨 적기가 무안할 정도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에 인터뷰 시간을 내 달라는 기자의 ‘생떼’에 웃음으로 대해 준 전 대표는 “많은 분들이 저를 `사보` 편집자로 알고 계시지만, 사실 저도 출판사의 편집자에서부터 시작했어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편집`이라는 말은 흔히 방송에서 편집돼 삭제되는 부분으로 연상되지만, `편집(編輯)`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방침 아래 여러 가지 재료를 모아 신문, 잡지, 책 따위를 만드는 일’ ‘영화 필름이나 녹음테이프, 문서 따위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는 일’을 뜻한다.

“그런 편집 일들이 지금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거 같아요”라는 전 대표의 말 속에 포함 된 ‘편집’ 역시 뜻일 터. 그녀의 왕성한 활동 가운 데 ‘편집’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 듯 했다.

문학은 작가들의 몫, 고급독자로 남고 싶어…

문예창작학을 전공한 만큼 창작에 대한 욕구도 있을 듯 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고급 독자로 남고 싶다. 저마다 잘 할 수 있는 역할과, 일이 있는 것이지 모두가 한 곳에 매달릴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빙그레 웃었다. 편집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설명했다.

"대학시절 은사님이 하시는 출판사에 놀러가서 책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고, 또 그걸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 별 고민 없이 그 출판사에서 편집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전 대표는 당시의 경험이 현재 맡고 있는 ‘경영’과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경리 일을 보던 여직원이 회사를 그만두게 돼서 제가 그것까지 다 맡게 되었어요. 숫자에 약한데다 내 일이 아닌 걸 한다는 거부감이 많았어요. 다들 내 일이 아닌데 일이 몰리면 그런 반응들이잖아요. 어려서 그랬죠. 그런데 그때의 경험이 지금 회사 경영하면서 큰 도움이 돼요. 영업이나, 회계와 관련한 부분을 익히게 되면서 통합적으로 일을 조망하게 된 거죠”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타개하려는 의욕, 새로운 무엇을 찾아내려는 열정과 패기는 사회초년생에서부터 있어왔던 그녀의 ‘본능’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그러다 기업체 `사보` 편집 일을 할 기회가 왔다. 사보 편집 일을 하던 전임자가 언론사로 가면서 한번 지원해 보라고 귀띔 해 준 것이다.

"처음에는 `품의`니 `기안`이니 `결재를 득하오니` 이런 서류와 용어에 익숙지 않아 무조건 배우고 익혔죠. 말하자면, 대기업 시스템에 대한 공부였지요. 또 중공업 회사다 보니 사실 여자가 적응하기도 힘들었고요."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특해 보였는지 그 때 팀장님이 `네가 잘할 수 있는 일,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사보`로 경쟁력을 키우게 된 거죠."

요즘 말로 하면 `멘토`이고, 직장에서의 `사수`이자, 사회에서의 `사부` 격. 누구에게나 조언과 충고를 해주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늘 있게 마련이다. 다만, 그것을 자신이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냐가 관건.

그저 흘려듣는 사람이 있는 반면, 충고해 준 사람은 그 일을 기억하지도 못하는데, 아주 큰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걸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는 사람도 있다. 결국, 얼마나 준비되어 있고, 얼마나 절실하게 받아들이냐의 문제이다.

"사실 인생에서 큰 전환점을 맞이한 게 지금 보면 좀 늦을 수도 있는 29살 때였습니다."

그녀의 저서 <경제수명 2050시대 - 30대, 반드시 승부를 걸어라>(거름. 2005)에 나오는 `경제수명 50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30대에 인생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 역시 이런 연유에 기인하는 듯했다. 자신이 조금은 늦게 깨달은 걸 후배들에게는 먼저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전 대표가 사보협회 부회장을 하게 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저는 일을 저질러놓고 보는 스타일이에요. 수습은 그 때 가서 하죠. (웃음) 제가 사보 일을 하면서 사보협회에 가서 자주 물어도 보고 도움도 많이 받았는데, 나중엔 제가 상근 일을 하고 싶다고 나서게 된 거죠.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말하자면, 도움 받은 만큼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었죠"

도움 받은 걸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업으로 연결됐다. 사보 관련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주위에서 문의도 해오고 조언도 구해오는 사람이 많아 그 일을 하다 보니 칼럼도 쓰고, 책도 쓰게 됐다고 한다.

3년 만에 7권의 저서와 2권의 번역서를 낸 열정

그녀는 현재 CMI(Career Management Innovation)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방송, 강의, 글쓰기, 책 쓰기 활동을 하고 있다.

2003년 펴낸 <성공하는 여성의 자기경영노트>(행복한책가게. 2003) 이후 7권의 저서와,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한국경제신문. 2006)의 공동번역을 포함 2권의 번역서를 냈으니, 3년 만에 9권의 책을 낸 셈이다.

최근에는 <잘나가는 허생팀장에게는 뭔가 특별한 성공법칙이 있다(이하 허생팀장 성공법칙)>(노블마인, 2006)에 이어 <일하면서 책쓰기>(살림출판사. 2006)가 연이어 나왔다. 올해에만 전 대표의 이름으로 출간된 책이 4권이다. 이처럼 왕성한 저술활동을 가능케 하는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인터넷 글쓰기를 많이 하잖아요. 취미로 블로그 활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목적을 갖고 글을 쓰다 보면 자신의 삶을 `편집`하고 `설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목표를 `글쓰기`에서 더 나아가 `책쓰기`로 더 높게 잡는 거죠"

“<허생팀장 성공법칙>은 <신데렐라 성공법칙>(김영사. 2006)의 한국판처럼 보이는데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전 대표는 "사실 <허생팀장의 성공법칙>은 작년부터 기획됐다"며 "출판사의 기획자가 바뀌고 하다 보니 좀 늦어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기업체에서 강의용 교안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싶어서 쓴 책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전대표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많은 일들이 커뮤니케이션 부족에서 오는 게 많잖아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도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해서 일이 커지는 경우입니다.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공부하고, 또 책도 준비 중입니다.”

50대엔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센터 운영하고 싶어…

전 대표의 열정적인 활동을 보면, 욕심이 많은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터뷰하면서 받은 그녀에 대한 인상은 `겸손함`이다. 인생 선배들로부터 귀한 조언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겸손함’에서 배어 나온 배우려는 자세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욕심이 자신만을 위한 욕심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과의 ‘나눔’을 위한 욕심이기에 더 아름다워 보인다. 그녀의 앞으로의 활동들이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향후에는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센터를 운영하고 싶어요.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받았듯이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싶거든요."

(사진 = CMI연구소 제공)
(블로그 http://maehok.egloos.com)
[북데일리 신기수 시민기자]movie@popzen.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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