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은 `책벌레`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은 `책벌레`
  • 북데일리
  • 승인 2005.08.04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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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4일 오전 국내 첫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4)은 127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축구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을 앞두고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축구협회 사무실에서 만나 환담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주역 중의 한사람인 박지성을 축구 본고장의 `빅리그`로 보내는 환송회를 겸한 이 만남에서 박지성은 정회장으로부터 책 한질을 선물받았다.

정 회장은 "소설책을 많이 읽는지 궁금하다"며 "훈련과 현지적응에 정신이 없겠지만 우리 삼국시대를 아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 말하고 소설가 김정산의 `삼한지`(2003. 중앙M&B) 10권 전질을 박지성의 품에 안겨주었다.

MBC 대하 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인 역사소설 `삼한지`는 우리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들로 손꼽히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전쟁과 통일 후 신라와 당나라의 전쟁을 포함, 서기 580년부터 신라가 통일을 완성하는 676년까지 1백여 년간의 시기를 그렸다.

특히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은 물론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백제에 대해 많은 사료와 작가의 상상력이 보태져 고대 삼국 영웅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 났다는 평가다. 또 최근 기업과 학교, 국회 등에서 단체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정회장의 책선물이 박지성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단정지으면 커다란 오해다. 박지성의 유일한 취미는 그야말로 `독서`. 일본, 네덜란드 등 외국클럽 생활 5년을 거친 박지성은 시간이 날때마다 책을 닥치는 대로 읽어 왔다.

3일 방송된 KBS 1TV ‘수요기획’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에서 아버지 박종성씨는 다리부상으로 슬럼프를 겪던 1년간의 아인트호벤 시절 아들의 위안거리가 바로 독서였다고 털어놓았다.

박종성씨는 "팬들이 먹다 남은 맥주병을 던지곤 했다"며 "(지성이)엄마도 울고 어떻게 취할 방법이 었었다"고 털어놓았다. 박지성에게 1년 동안 경기장과 집이 전부였지만 팬들이 보내준 책들을 섭렵하며 축구실력과 더불어 교양을 쌓아갔다.

박지성의 수원 본가 책장에는 그동안 읽어온 300여권의 책들이 눈에 띈다. 2000년 일본 교토 퍼플상가 입단을 앞두고 공부한 `표준일본어교본`을 비롯 명심보감, 삼국유사 등이 나란히 꽂혀있다.

또 박지성은 사회과학서적인 `실천문학-민중운동과 지식인`과 함께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문학사상사), 이상문학상 수상작 `이인화-시인의별`(문학사상사), 박범신 장편소설` 외등`(이룸), 이우혁의 퇴마록(들녘) 등 소설책도 많이 읽었다.

박지성의 열혈팬이자 시인지망생이라는 회사원 김현옥(41)씨는 "운동 실력에 더해 두뇌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책읽기가 필수"라며 "프리미어리거로 성공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앞으로 시집을 포함해 좋은 책들을 부쳐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진 = 1. 박지성의 발. 출처 http://jisung.naver.com 2. 박지성의 나이키 광고. 나이키코리아 제공)[북데일리 노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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