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철근' 빼먹은 대우건설, 시행사와 전수조사 놓고 갈등
'띠철근' 빼먹은 대우건설, 시행사와 전수조사 놓고 갈등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4.01.10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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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사, 콘크리트학회 의견 인용
"정밀안전진단 전수조사해야"
대우건설 "이미 전수조사해서 보강한 사안"
사진=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지난달 아파트 시공 과정에서 띠철근을 누락해 논란을 자처한 대우건설이 해당 아파트 시행사와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시행사가 안전을 이유로 전수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우건설이 이를 묵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10일 은평 푸르지오 발라드 시행사 이노글로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한국콘크리트학회에 정밀안전진단과 관련한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철근 누락에 따른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노글로벌은 학회 연구책임자인 박홍근 서울대학교 교수가 회신문에서 "시공자의 조사 결과에 누락돼 있는 전이부재는 구조체의 중요 부재이므로 안전성 확인을 위해 반드시 현장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며 "시공자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8개 기둥 및 2개 벽체 배근이 불일치하다 했으므로 미조사된 기둥 및 건물의 주요 구조체에 대한 조사가 추가로 필요하다"라고 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어 “7개 전이기둥 부재에서 설계 도면과 불일치하는 배근이 발견됐기 때문에 설계와 시공상의 불일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주요 구조 부재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노글로벌 측은 이 같은 학회의 의견에 따라 지난 2일 대우건설에 내용증명을 송부했다. 정밀안전진단 진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대우건설은 답변을 거부하고 기존에 누락된 7개 기둥 외 이상이 없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노글로벌은 이에 지난 8일 자체 안전진단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대우건설에 추가 발송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띠철근 누락이 발견된 7개 주기둥 외에 34개 주기둥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대우건설이 외부 안전진단 기관을 통해 조사한 결과 전체의 99.5%인 1436개의 기둥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해당 자료 요청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이미 전수조사를 진행했고 이에 따른 보강을 했음에도 시행사가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미 원구조설계사, 감리에 보고를 했고 회신을 받아 보강을 진행한 사안"이라며 "전수조사 결과를 제출했는데도 시행사 측은 (대우건설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해당 아파트에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아울러 시행사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달 외부 안전진단 기관을 통해 시공 중인 아파트의 기둥, 벽체 등 부재 1443개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 지하 1층 주차장의 기둥 7개에서 띠철근 시공 이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15cm 간격으로 설계된 철근을 시공 단계에서 30cm 간격으로 시공했다는 설명이다.

당시 대우건설은 시행사가 선정한 감리와 구조설계사를 통해 띠철근이 누락된 기둥에 보강 작업을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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