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어떻게집샀니]분양권 전매 실패로 뜻하지 않은 ‘내집마련’
[너어떻게집샀니]분양권 전매 실패로 뜻하지 않은 ‘내집마련’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10.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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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쏠쏠한 돈재미를 볼 수 있었던 부동산 투자상품이 있었다. 잘하면 하루 아침에 수천만원은 물론, 수억원의 시세 차익도 누릴 수 있었던 상품, 바로 분양권이다.

 

지금은 청약경쟁률이 심할 것으로 보이는 인기지역이 대부분 투기지역으로 묶여있어 분양권 전매가 불가능한 곳이 많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분양권 전매로 큰 목돈을 마련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특히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보인 알짜 단지의 경우, 당첨만 됐다하면 프리미엄(웃돈)만 투자금의 서너배는 충분히 뽑을 수 있었기 때문에 1순위 청약통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쯤 해볼만한 투자방식이었다.

 

그래서 4~5년 전에는 분양권 시장이 그야말로 부동산의 큰 부분을 차지할 만큼 분양권 거래가 비일비재하게 있었다.

 

하지만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고 전부 수익을 높이는 것이 아니듯, 분양권 역시 모든 아파트가 오르는 것은 아니어서 하루 아침에 대박 부자가 된 사람이 있다면 수익은커녕 사려는 사람이 없어 계약금을 날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기자가 지난 화요일 만난 김국진(가명, 32세)씨도 분양권 투자에 실패한 사람 중의 하나다. 그는 4년 전인 2002년,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분양받았던 집이 입주 시점까지 700만원밖에 오르지 않아 분양권 투자를 포기하고 그냥 입주를 했다.

 

그의 투자 목적은 내집마련이 아니었기 때문에 입주를 하면서도 썩 탐탁치 않았다. 그의 진정한 목적은 결혼을 1년여 앞두고 여자친구와 함께 분양권 전매 수익금으로 결혼자금을 쓰기 위해 단기 투자로 선택했던 것.

 

김씨는 여자친구와 합의 후, 돈을 모아 당시 한창 잘나간다는 인천의 한 택지지구 아파트를 분양 받았다. 당시만 해도 분양권 거래가 워낙 활발하게 이뤄지던 때라 일찍 분양권을 사두면 입주시점에는 적어도 4000만~5000만원의 웃돈은 너끈히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였다.

 

실제 그가 분양받은 아파트는 당시 개발호재가 높아 프리미엄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몇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예상했었다.

 

하지만 집값은 그의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프리미엄이 조금씩 붙었다 빠졌다는 반복하더니 입주시점에는 달랑 1000만원이 오를 뿐이었다.

 

그는 한달만에 1000만원이 올랐다면 아마 팔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입주시점까지의 시간과 대출이자 등을 감안하고 보니 파는 것이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입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행히 지금은 집값이 1억원 넘게 올라 당시에 얻지 못한 시세차익을 지금 얻고 있다는 김씨는 어쩔 수 없이 내집마련을 한 셈이지만 그래도 30대 초반에 내집을 소유하게 됐고 집값도 올라 당시의 분양권 투자 실패가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이엠치리 이유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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