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고금리 고통, 불신 넘어 분노 일으켜"[신년사]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고금리 고통, 불신 넘어 분노 일으켜"[신년사]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1.0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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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전략에 대한 인식전환, 새로운 백년 위한 토대 만들어 보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4년 신년사에서 고금리 고통을 직접 언급하며 "기존의 성공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함 회장은 "잠시 멈춰서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손님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우리의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1991년 은행 설립이래, 하나금융그룹은 수많은 위기와 역경을 이겨내며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올 한 해도 엄격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하에 내실과 협업을 기반으로 업의 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신영토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것도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금리 상승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일이었지만, 고금리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에게는 이러한 금리체계가 정당하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불신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게 된다"고 짚었다. 

지난해도 돌아봤다. 우선 "연초부터 주주환원을 필두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상반된 요구들이 있었고 금융을 향한 부정적인 인식이 점차 높아졌다.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미국 내 자산규모 16위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디지털 뱅크런의 오명을 쓰며 단 36시간 만에 파산하고, 세계 9대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는 167년 역사의 종지부를 찍으며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회상했다. 

함 회장은 또한 "지난 3월 금리 및 수수료 체계의 산정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는 말씀을 드렸다. 가산금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과 원가를 산정함에 있어 신용등급 체계는 적정한지, 우량 신용정보 수집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확보한 정보는 제대로 활용했는지, 금리 감면요청 전에 선제적인 제안은 할 수 없었는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입자수 300만명을 넘어선 '트래블 로그'를 예시로 "수수료는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손님의 편의와 혜택은 극대화해 직원들이 자신있게 권유할 수 있었던 것처럼 ‘손님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하는’ 우리의 진심을 바탕으로 모두가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산맥을 따라 군집을 이루며 사는 '레드우드'가 울창한 숲을 이루는 비결을 소개하며 협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레드우드는 조금만 세찬 바람에도 나무가 뿌리째 넘어가 버리는 구조적으로 취약한 특성이 있지만, 깊이가 얕아도 옆으로 뻗은 뿌리가 주변 나무의 뿌리와 강하게 얽혀 서로를 지탱한다. 함 회장은 "우리가 내실을 다지는 동안 급변하는 환경과 수많은 경쟁자들이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기에, 또다른 생존전략이 필요하다"며 "각 사의 한정된 자원으로 강력한 경쟁자들과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제휴, 투자, M&A(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 금융이 줄 수 있는 가치 그 이상을 손님께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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