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한국 부동산이 뜰 수밖에 없던 이유
[내집마련] 한국 부동산이 뜰 수밖에 없던 이유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10.19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MF때로 잠깐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시 김대중 정부의 최대과제는 바로 이 IMF를 극복하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대통령은 비장의 카드 2장을 들었다.

 

그 중 첫 번째 카드는 내수진작을 위한 소비를 부추기기 위해 온 국민들에게 신용카드를 나눠준 것이었고 두 번째 카드는 경기부양 파급효과가 가장 큰 산업인 건설경기를 살리는 데 주력했다.

 

이 두 카드의 힘은 대단했다. 2년 만에 환란에서 벗어난 것이다. 하지만 그 뒤안길에는 신용불량자 양산과 부동산 가격 폭등이라는 부작용이 있었다. 오늘은 후자인 부동산이 당시에 폭등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말해보겠다.


1. 해방 이후 최대의 집값 폭락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부동산가격은 98년 한 해에만 서울이 무려 21.3%나 하락했다. 해방 이후 부동산 가격이 두 자릿수로 하락한 것은 그 해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위기(危機)는 위험(險)과 기회(會)의 합성어라고 했던가. 이것은 엄청난 투자의 기회였다.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는 믿음으로하나 둘씩 투자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2. 중소형 아파트 의무 비율폐지

미분양 적체로 인해 도미노처럼 쓰러져 가는 건설회사를 살려야 했다. 건설회사의 수익구조를 볼 때 중소형 APT보다는 넓은 평수의 아파트가 돈이 되고 당연히 건설회사도 그러길 원한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항상 좀더 넓은평수로 옮겨 가고 싶은 갈망이 있다. 따라서 이는 곧바로 수요와 연결되었으므로 소위 말하는 부동산 투자의 시대를 열기 시작했다.


3. 분양가 자율화

분양가 자율화 역시 건설회사를 살리는 일환으로서 가격을책정하는데 기업에게 최대한 자율성을 부과했다. 하지만 수요가 넘쳐나는데 싸게 파는 상인이 어디 있는가. 결국 분양가는 고공행진을 하게 되었고 이에 거래를 통한 프리미엄이 얹어지면서 아파트 가격은 급상승 시대를 맞게 되었다.


4. 주택담보 대출한도 80%이상

집값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했으며1금융권에서 벗어나면 90% 이상도 충분히 가능했다. 즉, 내 돈 하나 안들이고 집을 살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온 것이며 전세를 끼고 산다면 몇 천 만원으로 아파트 2채 이상을 구입하기에도 충분했다. 손 안대고 코 푼다는말이 딱 들어맞는 시기였다.


5. 저금리 시대 개막

내 돈 한푼 안들이고 아파트를 살 수 있게 해준 것도고마운데 금리로 낮게 해주었다. 즉, 높은 이자비용 때문에 김치만 먹고 살면 어떡하나 고민하던 서민들에게 매달 수  십만 원만 은행에 지불하면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다. 이런 노다지 같은 기회가 언제 또 오겠는가. 이는 서민 부동산 투자의 시대를 여는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


6. 분양권 전매 허용

어쩌면 부동산 가격 폭등의 가장 큰 요인일지도 모른다. 오늘 사서 내일 팔아도 세금도 없고 자금출처도 조사 안 하는데 부동산에 관심 없던 사람들 마저 이 혜택에 대해서는 솔깃해 질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말 그대로 거래에 거리낌이 없으므로 부동산 투기과열현상이 생기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당시 인기 있던 아파트는 한 달을 못 넘기고 주인이 계속 바뀌는 일이 비일 비재 했다.


7. 취/등록세 감면 및 양도세 비과세

요즘 부동산에 처음 입문한 사람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이 부분을 보면 정말 정부가 당시 경기부양에 얼마나 절실했는지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는 조세 원칙을 위반하면서 까지 이렇게 까지 풀어 준 것을 보면 부동산 투기과열은 필연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을 지나며 온 국민이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자 정부는 2003년 10월 29일에 10.29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다. 주요 골자는 분양권 전매불가, 3주택자 중과세 등의 내용이었다. 사실상 레드카드나 다름없는 수준의 강도 높은 대책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고 2005년 8.30대책, 2006년 3.31대책에 이르게 되었다. (대출규제, 세금규제, 분양가 규제 등)


상담을 하다 보면 아직 부동산 All-in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다.

 

적금/보험 해지하고, 담보대출 받고, 신용대출 받고, 지인에게 빌리고 해서 종자돈을 마련하면 된다고들 하신다. 어디에서 그런 필이 꽂혔는지 나도 때로는 그자신감에 놀라지만 필자가 이글을 통해 하고 싶은 얘기는 21세기 초 한국, 그 당시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반드시 인지하라는 것이다.

 

앞으로는 위와 같은 수준의 기회는 IMF 규모의 위기가 또다시 도래하지 않는 한 절대 다시 오지않는다. 정권이 바뀌어 규제가 완화된다 하더라도세금에 허덕이는 정부는 일부 규제완화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자기 체력에 맞는 투자처를 찾아라. 그리고 항상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라.

 

[최성우 포도에셋 재무관리사]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