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강남불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집마련] 강남불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09.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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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계속해서 강남권을 타깃으로 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고 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강남의 집값은 오르고 있다. 소위 '강남불패'라는 단어를 만든 강남은 교통, 주거환경, 편의 시설의 삼박자를 갖춘 지역으로 90년 대 중반 이후 서울의 아파트 값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모든 곳은 전성기가 있으면 쇠퇴기가 있기 마련이다. 과연 강남은 10년 후에도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이하 강남)는 정부가 70년대에 강북 도심의 과밀화를 막기 위해 개발되었다. 당시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분당, 일산, 산본, 중동, 평촌 등 5개 신도시 개발 그 이상, 혹은 행정복합도시 건설 수준이었다. 이를 위해 강북의 개발을 최대한 억제한 반면 강남에는 유명 고등학교를 이전하고, 법원, 대기업 본사 등을 이전하는 등 강남을 띄우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강남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인기를 끌었던 것은 아니다. 강남이 인기를 끄는 주거지로 급부상한 것은 개발 시작 후 20년 정도가 지나서 였다. 그리고 강남·강북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은 IMF 외환 위기 이후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강남·강북의 집값 차이는 지금의 강북 내의 지역별 가격 차이 정도였다.

 

강남 집값 상승,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나

 

강남의 집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교통, 교육, 편의 시설 등이 뛰어나다는 점을 든다.

 

하지만 강남은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차가 막히는 지역이다. 쇼핑 시설 또한 수도권 5개 신도시도 이에 못지 않고, 강북권 역시 다양한 쇼핑 시설을 갖추고 있다. 교육 여건도 사교육을 위한 학원들이 많을 뿐이다. 이것 조차 돈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사람들을 따라 학원이 따라 온 것이다. 즉, 교육 여건 역시 강남의 집값 상승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강남의 집값은 무엇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오피스를 비롯한 풍부한 상업 시설에 있다. 오피스와 상업 시설은 출퇴근이 가깝고 편의성을 중시하는 고급 수요자를 끌어 모은다. 일본의 롯폰기 힐스, 영국의 도클랜드와 같이 성공한 도심 복합 개발에는 항상 고급 주거지역이 함께 개발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90년대 초·중반 테헤란로에 빌딩 건설이 봇물을 이뤘다. 하지만 대부분이 공실로 비어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IMF를 넘기면서 대기업들의 강남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테헤란로의 오피스도 분주해 지기 시작했다. 산업(오피스)의 중심이 강북에서 점차 강남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강남에는 양재동 현대자동차, GS그룹, 포스코 건설 등 굵직굵직한 대기업이 자리잡고 있고, 앞으로도 서초동에 삼성타운이 지어질 예정이다.

 

이렇게 강남에 오피스가 늘어나는 것은 단순히 직장인이 늘어나는 것만은 아니다. 대기업 직원들이 쓰는 돈이 풀리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주변 부동산 가격도 덩달아 가치가 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내년 초부터 입주가 시작될 삼성타운에는 구매력을 갖춘 2만여 명의 삼성맨들이 입주하고, 유동인구도 20만여 명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서초, 강남역 주변의 상가 가치는 오를 수 밖에 없고 상가 매물도 귀한 대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강남 전성기의 끝은 어디인가?

 

전성기를 맞은 강남의 끝은 어디일까? 모든 도시는 전성기가 있으면 쇠락기가 있고, 쇠락기에 다시 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하곤 한다.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 받고 있는 강남의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는 주변에 분당, 용인, 평촌에 이어 판교를 개발하고 있고, 송파신도시도 건립할 예정이다. 이렇게 주변에 공급이 늘어나면 강남의 집값이 안정될 수 있을까? 정부가 개발 발표를 하며 항상 부르짓는 말이 강남의 '대체'또는 강남과 '인접하다'라는 말이다. 이것은 결국 강남의 우월성을 인정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판교가 분당을 앞지를 수는 있지만 강남 근접성을 중요한 무기로 등장한 판교가 강남을 앞지를 순 없다는 것이다. 마찬가지 논리로 송파신도시 역시 강남 핵심 지역의 가치를 뛰어 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강남도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서울시는 죽어 가던 강북을 개발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개발의 방향은 차치하고서라도 강북 개발은 강남을 위협할 수 밖에 없다.

 

강남 자체의 거대화로 강남 스스로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도 강남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강남은 부동산 가치를 계속 높일 수 있는 오피스 공급보다는 주거 시설이 자리를 메우기 시작했다. 또한 기존 오피스는 너무 높은 임대료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하나 둘씩 강남을 떠나고 있다. 또한 잠실, 반포, 도곡, 청담 등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하던 저밀도 지구 아파트들이 초고층으로 재건축되면 주거 환경과 교통 여건은 더욱 나빠질 게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강남을 중심으로 펼쳐진 강남 권역의 불패신화는 단기간에 쉽게 무너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강북 재개발, 강남 자체의 고밀도화로 강남의 주택 가격은 점차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덧붙여 정부의 정책 일관성, 강북 개발 성공 여부, 금리 등은 앞으로 강남 집값의 상승 폭, 혹은 하락 폭의 크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준형 노블에셋 부동산 팀장]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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