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샐러리맨 전세탈출기①외환위기
[내집마련]샐러리맨 전세탈출기①외환위기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09.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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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P'씨의 전세 탈출기①외환위기

- 전세대란, 'P'씨의 고민 -

 

재개발ㆍ재건축이나 뉴타운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바람이 인천ㆍ부천 등 서부권으로 옮겨지더니 이제는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런 때문일까? 지난해 있었던 8.31대책이나 올해의 3.30대책으로 매물이 많이 늘어 부동산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의 당초 예상과 달리 매물부족으로 오히려 부동산가격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상승세를 타고 있고, 더불어 전세가격마저 비정상적이라 할 만큼 폭등하고 있다.

 

개발호재지역의 주요 투자대상이 아파트나 연립ㆍ다세대 등 주거용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으니 이들 주택가격이 오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다.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정부의 각종 부동산대책에 대한 관망세가 더해져 매물품귀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게다가 이사철 수요까지 겹쳐 전세가격마저 폭등하고 있는 셈이다.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어야 하는 것도 모자라 살던 전셋집마저 쫓겨날 판이다.

 

지금과 같은 전세가격 폭등은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에도 한번 있었다. 다만 지금의 전세가격 폭등 원인이 매물부족에 기인한 것이라면 당시는 매물은 많았으되 언제 회복될 지 모르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하여 내 집 마련보다는 전세를 더 선호한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000년 당시 외환위기라는 급한 불은 꺼졌지만 외환위기 동안 쏟아져 나온 매물로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더불어 매매가 하락과 전세가 상승으로 전세가가 매매가의 70% 내지 80%까지 급등하였었다. 임대수요를 틈타 연립ㆍ다세대, 다가구 등의 임대용 주택이 공급과잉논란까지 일으킬 정도로  신축 붐이 일어났던 것도 바로 이 때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건물주는 전세기간이 만기가 된 경우에는 물론이거니와 만기가 되지 않았더라도 전세보증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임차인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빚을 내어 보증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대출이 어려운 임차인의 경우 전세보증금에 맞는 주택을 찾아 더 좁은 곳으로 이사를 하기도 했다. 2000년 10월초에 전세기간이 만료되는 샐러리맨 'P'씨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1996년 11월초에 결혼한 'P'씨는 처음에 성동구 성수동의 다가구주택에 신혼살림을 차리고 2년간을 거주하다 1998년 10월에 직장이 좀 더 가까운 동작구 사당동으로 이사를 하였다. 방2칸, 17평형의 다세대주택으로 임대차계약 당시의 전세보증금은4500만원. 그럭저럭 별 불편함이 없이 지내오던 'P'씨에게 위기가 닥쳤다. 전세기간이 만료되기 수개월 전부터 전세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최고조에 달할 정도로 폭등한 것이다.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날 임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세가격이 많이 올랐으니 전세재계약을 할거면 보증금을 2천만원 인상해달라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2천만원을 인상해달라니!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어 임대인에게 통사정을 해보았지만 임대인은 'P'씨의 사정은 아랑곳 없이 보증금 마련이 안되면 나가라는 식으로 막무가내였다.

 

2천만원이 있을 리도 만무했지만,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직장에 붙어있는 것만도 다행으로 여기고 있었던 'P'씨에게 2천만원은 너무나도 큰 부담이었다. 그나마 그간 모아둔 1천만원도 성수동에서 사당동으로 이사할 때에 이미 보탰기 때문에 한푼도 남아있지 않았다. 보증금 2천만원을 누구한테 빌리거나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당시에도 시행되었던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여 전세재계약을 하거나 보증금 4500만원 수준에 맞추어 더 비좁은 곳이나 반지하 주택으로 이사를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이 때부터 'P'씨의 고민은 시작되었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할 것인가? 전세자금대출을 통해 보증금을 인상하고 전세재계약을 할 것인가? 아니면 이왕 대출을 받는 김에 조금 더 대출 받고 집을 사버릴까?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자니 지금보다는 비좁은 곳이거나 반지하 수준일텐데 결코 만만치 않은 세간, 이제 2살된 딸아이의 양육 등의 문제를 생각해서 현  보증금에 맞춘 이사는 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렇다면 전세자금대출을 통해 보증금을 인상하거나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아예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인데, 전세를 전전하는 것보다 향후 부동산시장 회복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일부 전망도 나오고 있고, 똑 같이 대출을 통해 이자를 낼 바에야 차라리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물론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이 전세보다는 더 클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금리가 하향 안정세에 접어 들고 있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20% 내지 30%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고, 언제까지 전세를 전전하여야 할까 하는 회의도 내 집 마련을 결심하게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것도 경매로!

 

<다음주  샐러리맨 'P'씨의 전세탈출기②경매 가 이어집니다>

 

[이영진 디지털 태인 경매사업담당 이사]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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