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캐쉬카우 부동산 PF 성장 지속할까
메리츠증권, 캐쉬카우 부동산 PF 성장 지속할까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12.26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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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익성 우승 후보 트로피 예약
PF시장 위기의식 고조 속 내년 관심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메리츠증권은 부동산금융에서 차별화 된 영업력를 기반으로 한 IB(기업금융) 강자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역대 최고 속도의 금리 인상 여파 속에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비중이 높은 증권사에 대한 우려도 커져가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캐쉬카우 사업을 비롯한 실적 방향성에 이목이 쏠린다.   

■ 혹한기 반전의 주역…견고한 IB·S&T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이후 메리츠증권은 국내 증권사 1위로 발돋움했다. 대형사를 포함한 증권업계 실적이 거의 반토막 난 것과는 대조적이게 호실적을 선보인 반전의 주역이다.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지배주주순이익이 658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 늘었고 자기자본이익률(ROE)는 15.7%에 달했다. 연간 순이익 전망치도 7750억원으로 업계 1위로 예상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핵심 성장 엔진을 IB와 S&T(세일즈앤트레이딩·운용) 양대축으로 하고 있다. IB는 금융수지 포함시 3분기 누적 순영업수익(1조1657억원) 기준 전체 수익의 56.9%(6634억원)를 기여했다. 운용도 기여도 31.6%(3689억원)가 두 번째로 큰 효자 사업부다. 투자중개 및 자산관리 등 리테일 비중은 8.7%(1017억원) 수준으로 낮은 것도 특징이다.  

시장에서는 메리츠증권이 6조원에 달하는 자본력과 IB 부문의 차별화 된 경쟁우위를 기반으로 우수한 영업성과를 지속했고 채권금리 상승 등 높은 시장 변동성에 선제적·효과적으로 대처해 운용 부문에서 선방한 것을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꼽는다. 올해는 비상장사·해외채권·해외 대체투자 회수 등 일회성 투자이익을 통해 수익 다각화 성과도 증명했다.  

문제는 하반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메리츠증권 입장에선 성장 동력인 부동산 PF 시장에서 약 14년 만에 유동성 및 신용 리스크 등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리스크 관리에서 강점을 평가 받는 메리츠증권이지만 PF 수익성 저하 우려는 고민일 것으로 추정된다.   

메리츠증권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IB 수수료 수익은 3960억원으로 전년 동기(4171억원) 대비 5% 감소했다. 이는 대부분 부동산 PF 인수주선 및 채무보증 수수료로 구성된다. 분기별로는 2분기(1590억원), 1분기(1246억원), 3분기(1124억원) 순으로 컸다.  

단정적으로 감익이 시작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다. 특히 지난 2분기의 IB 수수료익은 메리츠증권의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였기 때문이다. 금융수지는 1분기(1053억원), 2분기(853억원), 3분기(1043억원) 등 누계가 전년 대비 75%나 급증했다.  

채무보증 잔고가 3분기 증가 전환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3분기 채무보증 약정잔액은 5조243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5%(2634억원) 늘었다. 메리츠증권의 채무보증이 5조원을 다시 넘어선 것은 2020년 3분기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자본 대비 채무보증 잔액 비중은 93%로 전 분기 대비 2%p 확대됐다. 

(자료=메리츠증권)

하지만 앞으로 전투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상황인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선 하반기 이후 부동산PF 신규 딜 급감과 함께 금리 상승 및 공사비 증가 등의 후행지표를 통해 예측 가능한 부실화 우려를 꾸준히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IB 부문 실적에서 눈높이를 낮추는 시각도 우세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증권업종 연간전망 보고서에서 "가장 우려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PF는 부실화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에는 신규 PF 중단이 연중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연간 IB 부문 실적은 올해보다 부진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창원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 실장과 정효섭 책임연구원은 내년 증권업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증권사들은 내년에 보수적인 위험 관리에 나서겠으나 우발채무 현실화와 투자자산 신용위험 확대로 재무 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우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과거 높은 가격에 집행한 투자와 대출 손실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 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안정성 

다만, 대형 증권사는 안정적인 PF 딜 위주로 사업을 진행했기에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질적으로 양호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PF 대출자산의 95%를 선순위 채권으로 구성하고, 평균 LTV도 50% 수준에 위치하도록 관리하고 있어 극단적 부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우수한 영업기반과 유동성 대응능력 등을 기반으로 한 지속 성장 기대감도 공존한다. 메리츠증권은 차별화 된 IB 경쟁력과 운용 성과로 안정적 이익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자본시장 내 우수한 대외신인도, 영업조직에 대한 강력한 성과보상 체계, 위험 요인을 통제하는 철저하고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 이를 바탕으로 한 빠른 의사결정도 강점으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주 1~2회로 정례화 한 딜 리뷰 자리에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각 부서에서 올라온 딜 내용에 대해 집중 토론하고 실행 여부를 결정한다. 부동산금융 사업에 뛰어든 2010년 이후 현재까지 디폴트는 '0건'이다. 업계에서 최 부회장은 구조화금융의 '달인'으로 통한다. 

한국신용평가는 메리츠증권에 대해 "동사의 우수한 영업기반과 리스크 관리 능력 등을 고려 시 업황 저하에 양호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부실자산 회수 노력과 보완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재무안정성 역시 양호하게 관리할 전망"이라고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PF도 선순위로만 들어가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수익이 별로 나지 않아야 하는데 수익을 잘 낸다"며 "그건 권한 있는 사람이 프로젝트를 보는 눈, 그거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며 "계속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회사"라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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