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해외사업 주목…성장성에 차분히 '베팅'
신용카드사 해외사업 주목…성장성에 차분히 '베팅'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6.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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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수익성보다 자산 늘리자"…엔데믹 성장 동력 마련
(CI=각 카드사)
(CI=각 카드사)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카드사들이 성장세가 둔화된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아세안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카드사별로 해외 주력 사업은 다소 엇갈린다. 일부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 할부금융과 소액대출 등 개인 신용대출을, 다른 카드사는 신용카드 본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또한 모바일론과 플랫폼 후불결제 등 핀테크 서비스로도 사업 확대를 꾀하는 중이다.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성장성에 차분히 '베팅'을 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 우리카드, 두 번째 해외법인에 1175억 강베팅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카드는 인도네시아 할부금융사 '바타비야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 Tbk' 인수 승인을 최종 확정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우리카드는 3분기 내 지분 인수 거래를 마무리하고, 공식 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2016년 10월 취득한 미얀마 투투파이낸스에 이은 우리카드의 두 번째 해외 자회사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지난 3월 주식매매계약(SPA) 이후 최단 기간인 석 달 만에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을 받았다"며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이 강력한 추진력으로 진출 의지를 적극 표명했고, 주아세안대한민국대표부 산하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 등에서 협조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2억6000만 명 규모의 인구를 기반으로 한 아세안 내 최대 경제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전세계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0~2019년 인도네시아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매년 5%대를 웃돌아 세계 경제성장률 2~3%대를 앞섰다. 2019년 기준 GDP 규모 2~8위는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순이었다. 

바타비야는 총자산 9200만달러, 임직원 1100여명 규모의 중견 업체다. 인도네시아 전역 72개 영업망을 바탕으로, 할부금융과 중장비 리스업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앞서 우리카드는 올 3월 이 회사의 지분 85%를 약 1175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첫 해외법인 취득금액(29억원)을 고려하면 성장성을 향한 '강베팅' 의지가 읽힌다. 

우리카드는 경쟁력 있는 금리의 신차 등 신규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을 출시해 현지 영업력을 강화하고, 먼저 진출한 우리소다라은행 등 우리금융 그룹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해외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은 올 1분기 기준 자산 34억달러로 현지 순위 30위권 중대형 은행에 속한다. 

(자료=각 사 사업보고서 등 취합)
(자료=각 사 사업보고서 등 취합)

■ KB국민카드, 국내 카드사 중 자산규모 '최대'   

신한카드는 2014년 11월 카자흐스탄에 첫 해외법인 신한파이낸스를 설립한 후 ▲2015년 신한 인도파이낸스(인도네시아) ▲2016년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 ▲2019년 신한베트남파이낸스(베트남) 등 4개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왔다. 

이들 4개 해외법인의 올해 1분기 자산은 총 68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이 중 자산규모 기준 가장 우량한 베트남 법인(올 1분기 기준 4992억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0년에도 연간 227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신한카드 실적에 톡톡히 기여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는 비교적 후발주자임에도 해외법인을 우량하게 키워가면서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2018년 KB 대한 특수 뱅크(캄보디아) ▲2020년 KB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인도네시아) ▲2021년 KB J(제이) 캐피탈 등 해외법인 3곳의 올 1분기 자산규모는 총 9835억원으로 연내 1조원 돌파가 유력시된다. 이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카드사 중 최대 규모다. 

롯데카드의 경우 베트남 성장 전망에 주목하고 현지법인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에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리아, 롯데호텔, 롯데시네마, 롯데멤버스 등 롯데그룹 계열사도 진출해 있다. 롯데카드 베트남 현지법인의 올 1분기 자산규모는 1803억원으로 2020년 말 대비 102% 증가했다.    

(자료=사업보고서 취합)
(자료=사업보고서 취합)

■ 엔데믹 기회 찾기 분주…수익성·자산성장 '과제' 

하지만 해외 현지법인 수익성은 카드사들의 고민거리이자 과제로 남아 있다. 지난 2년여 동안 카드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적극적인 영업 활동이 어려웠다. 특히 미얀마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신한카드, 우리카드는 현지 군부 쿠데타 사태로 인해 영업 축소가 불가피했고, 그 타격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카드사들은 대부분 해외 현지기업을 인수하는 식으로 사업에 나선다. 해외법인 최초 취득금액만 봐도 신한카드(2155억원), KB국민카드(1397억원), 우리카드(1204억원), 롯데카드(840억원), 비씨카드(345억원) 등 하나카드(1억원) 제외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여기에 자회사의 운영자금 등 본사 차원의 지원이 주기적으로 수반된다.    

대부분 카드사들이 엔데믹을 맞아 해외 자회사에 추가 자금을 넣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해외법인에 작년 360억원, 올해 1분기 276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신한카드도 올해 1분기 중에만 해외법인들에 총 430억원의 지급보증을 지원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해외 자회사 3곳에 대한 직접투자 규모가 KB파이낸시아 멀티파이낸스(인도네시아) 4961억원, KB대한 특수은행(캄보디아) 2488억원, KB제이캐피탈(태국) 2308억원에 달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카카오페이와 동남아 및 해외 동반 진출 관련 협약을 맺고 '디지털 금융+생활 융합 서비스'를 제공도 추진 중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에 전체적으로 국내 금융사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는데, 미얀마는 상황이 여전히 좋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다만 코로나19 종식을 계기로 해외사업은 많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들 1등 업체를 인수하는 환경은 아니어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영업자산을 적극적으로 쌓아가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자료=각 사 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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