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국책은행들, 외화채권 적기 발행 '선전'
산은·수은 국책은행들, 외화채권 적기 발행 '선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5.28 2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투자수요 이끌어 내
해외투자자 신뢰 및 한국계 기관의 선봉역할 재확인
(CI=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CI=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미국의 기준금리 빅스텝이 가시화 된 이달 들어 나란히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불안정한 매크로 환경과 긴축 기조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를 끌어내고 선례를 만든 점도 산은과 수은의 선전을 더욱 눈에 띄게 한다. 

■ 계획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외화조달 성공적 마무리 

27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산은과 수은은 지난 25일과 18일에 각각 미화 3억 달러(약 3800억원) 규모와 15억 유로 규모(약 2조원 이상)의 유로본드와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이번에 산은이 발행한 달러화 채권은 만기 3년 고정금리부채권(FXD) 구조며, 수은이 발행한 유로화 채권은 2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 5억5000만 유로, 3.5년물 FXD  9억5000만 유로로 구성된 듀얼 트랜치 구조로 발행됐다. 듀얼 트랜치는 만기나 금리 조건이 다른 2종류의 채권을 동시에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두 은행은 최근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가속화와 시장의 경기둔화 우려 등 경계심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해외 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 속에서 다양한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를 이끌어내며 계획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마쳤다.

금리는 산은 유로본드가 미국 국채 3년물에 0.525%p를 가산한 연 3.125%로 결정됐으며, 수은은 만기 2년 FRN이 가산금리가 3개월 유리보(EURIBOR)에 15bp(1bp=0.01%p)를 더한 수준으로, 3.5년물은 유로화 미드 스왑(Mid Swap)에 2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확정됐다. 

FXD는 시장금리 변동에 상관없이 채권발행자가 만기까지 발행 당시에 정한 표면이율로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을 말한다. FRN은 표면이율이 시장금리에 연동돼 3개월 등 매 이자지급 기간마다 변동되는 채권으로 지급이자율은 변동의 기준이 되는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산은은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와 유럽 투자자만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섰음에도 발행액 대비 3배의 투자주문을 유치한 결과 가산금리를 처음 제시했던 것보다 27.5bp가량 낮출 수 있었다. 발행금리 결정시 유통금리 대비 추가금리인 신규발행프리미엄(NIP)은 5bp로 최근 한국물 시장에서 형성된 10~20bp보다 상당히 양호한 조건으로 금리를 절감했다. 

수은은 이번에 조달한 15억 유로는 한국계 기관의 유로화 공모 사상 최대규모며, 금리도 최초제시금리 대비 5bp가량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은이 처음 시도하는 형태였던 만기 2년 FRN은 머니 마켓 펀드(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해 수익을 얻는 펀드)를 겨냥하고 그린본드로 발행돼 기존 투자자군 대비 투자자 저변을 확대하는 성과도 거뒀다. 

■ 금리인상기·한국 기업 자금수요 고려해 신속한 대응 

국책은행들이 연이어 나란히 외화조달에 나선 건 금리 인상기를 맞아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유인이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외화대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용도로 해석된다. 두 국책은행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으로 안전자산에 해당하는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수은이 조달한 자금은 국내 수출기업이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수행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대규모 이차전지 생산시설사업 등에 직접 투입될 예정이다. 수은은 국내 기업이 수주한 아일랜드 에너지저장설비(ESS) 구축사업, 헝가리 이차전지 생산설비 사업 등 다수의 유로화 소요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을 승인한 바 있다.

산은은 시장 변동성 확대 및 투자심리 불안정으로 바이어스 마켓(투자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 상황에서도 양호한 조건의 유로본드 발행을 통해 한국계 기관들의 성공적 해외채권 발행을 위한 벤치마크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산은과 수은은 향후에도 적극적인 외화조달을 통해 한국계 기관의 유리한 발행환경 조성에도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국책은행 한 관계자는 "급속히 냉각된 투심이 만연한 가운데 신속하게 시장 모니터링을 해가면서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외화자금을 적기에 조달한 선례를 만들어냈다"며 "이런 선례를 통해 다른 기관에서 발행을 할 때에도 벤치마크 삼아 조건을 잘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요 발행 조건. (자료=산은·수은)
주요 발행 조건. (자료=산은·수은)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