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증권사 1분기 실적...하나금투 선방·NH 울적
금융지주 증권사 1분기 실적...하나금투 선방·NH 울적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4.2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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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분기 대비 NH 제외 모두 실적 반등
금리상승기 차가운 분위기...IB로 방어 
(사진=각 사)
(사진=화이트페이퍼·각 사)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 증권사의 1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하나금융투자가 가장 큰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1분기 증권 업황의 전반적인 부진이 예상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함께 전 분기 대비 반등한 1분기 실적을 공개해 예상보다는 양호하게 마무리했다는 평이다. 반면에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 충격의 '어닝쇼크'를 선보이며 최근 3개 분기 연속 실적 감소세를 이어갔다. 

■ 근소하게 벌어진 1분기, 하나·KB·신한·NH 순  

25일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NH농협금융지주 실적 공시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하 지배주주 지분 기준)은 11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368억원)보다 12.8% 감소했고 전 분기(966억원) 대비로는 23.5% 증가한 수치다. 

하나금융투자는 올 1분기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렸다. 국내외 증시 자금 이탈,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주식중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고 채권금리 급등으로 채권평가손익 부진이 예상되는 등 증권업황 분위기가 썩 좋지 않은 가운데 하나금융투자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는 평이다.  

박종무 하나금융투자 경영관리그룹장은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작년 연말에 수익증권 평가손 잡았던 부분이 일부 주가 상승하면서 손상 환입이 있었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조정을 통해 상쇄됐기 때문에 특별한 실적 달성 요인으로 보긴 힘들다"며 "IB부문 수수료 수익 확대가 타사 대비 실적을 방어한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순이익 규모가 컸던 증권사는 KB증권이다. KB증권은 1분기 114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2211억원)보다 48.3% 감소했고 전 분기(510억원)보다는 124.1% 증가한 수준이다. KB증권은 지난 1월 대형 딜 LG에너지솔루션 IPO(기업공개) 대표주관을 맡는 등 IB(기업금융)에서 약진했지만 외화채권 트레이딩에서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정호 KB증권 CFO는 컨퍼런스 콜에서 "브로커리지가 작년 대비 일평균 26% 감소해 WM(자산관리)부문 수익 감소는 예상을 했지만 문제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에서 금리는 올라가고 주가가 떨어지면서 채권손실이 났고 ELS(주가연계증권)도 조기상환 규모 감소로 조기상환익이 이연됐다"며 "반면에 IB와 기관영업은 전년 대비 실적이 좋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1분기 순이익이 1045억원으로 전년 동기(1681억원)보다 37.8% 줄었지만 전 분기 순손실(-467억원) 대비로는 151.2% 큰 폭 흑자전환했다. 전 분기 사모펀드 손실 비용 관련 충당금을 크게 쌓아 순손실이 났었는데 올해는 양호한 스타트를 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투자의 영업외손익은 올 1분기 22억원으로 전 분기(-1145억원)보다 116.7% 줄었다. 

금성원 신한금융투자 CFO는 컨퍼런스 콜에서 "1분기 IB수익이 9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0억 증가(160.5%)했다"고 설명했다. 허영택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MO)는 "현재 거래량 정도가 유지된다면 증권수탁수수료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상품매매익은 작년 손이 워낙 컸던 기저효과가 있고, 올해 2분기부터는 조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도 밝혔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4사 가운데 가장 작은 1024억(농업지원사업비 부담전 순이익은 112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2575억원) 대비 60.23%(농업지원사업비 부담전 순이익 2630억원, -57.26%) 감소했고 전 분기(1890억원, 1946억원) 대비로는 45.8%, 42.2% 각각 감소 및 시장 예상치(1388억원)를 밑돌았다. 작년 2분기(2704억원) 이후 3분기 연속 내리막이다. 

국내 증권업계에서 NH투자증권 시장지위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과 함께 탑 5 증권사로 분류된다. 자기자본은 상위 2~3위권에 속하고, 이익규모도 작년 말까지 3~4위권을 유지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일시적이지만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1분기 실적 부진은 주요 금융지주 1분기 실적에서 NH농협금융만 뒷걸음질 친 원인 중 하나로도 지목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농협금융 순이익(5963억원, 전년 대비 -1.3%)에서 NH투자증권이 기여한 비중은 8.1%로 작년 1분기(19%)보다 10.9%p 큰 폭 하락했다. 

■ NH가 쏘아올린 '어닝쇼크'...경쟁사 실적도 관심 

NH투자증권도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분 일부를 IB로 방어했지만 금리급등 타격이 많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동사는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 평가손익의 영향이 큰 편"이라며 "순영업수익이 3842억원으로 전년비 -41.4% 감소했는데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 영향이 크게 확대대며 트레이딩 손익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시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경쟁사들도 실적 전망이 좋지는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미래에셋증권 2198억원(-24.52%), 한국금융지주 2759억원(-31.3%), 삼성증권 1637억원(-37.5%) 등이다. 전년 대비 감소폭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해외주식 부문은 자산 증대와 함께 수익, 실적 상향 기조가 유지됐다"며 "앞으로 고객 관점의 완성형 플랫폼 구축을 통해 차별적 상품 및 서비스 공급체계를 강화하고, IB 부문의 수익다각화를 지속 추진해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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