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기전망 또다시 '부정적'…러 침공에 우리기업 피해 현실화
4월 경기전망 또다시 '부정적'…러 침공에 우리기업 피해 현실화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03.30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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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기업경기실사지수, 3개월 만에 100 밑돌아
대러 자동차 수출 비중 큰 한국…타격 불가피
"수출기업 지원 강화 필요"
일러스트=연합뉴스
일러스트=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3개월 만에 100 아래로 떨어져 수출 기업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중국 내 최대 항만 도시인 상해와 삼천이 봉쇄되면서 채산성과 수출 악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지적도 나온다.

■ 전경련 경기동향 조사…4월 BSI 99.1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4월 기업 경기동향 조사에 따르면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9.1을 기록, 전월(102.1) 대비 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기준선 100을 3개월 만에 넘어선 지 한 달 만에 떨어진 모습이다.

부문별 4월 BSI 전망치는 채산성(96.8), 수출(97.4), 자금사정(97.4), 재고(100.9)주2) 등이 부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재고는 100포인트를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과잉재고를 뜻한다. 전경련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양상으로 인한 국제 원자재값 폭등, 중국 대도시 봉쇄 등이 채산성과 수출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고용(107.5), 투자(103.2), 내수(102.9) 3개 부문은 긍정적으로 전망됐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특히 채산성 악화는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값 인상 영향이 크다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전쟁 장기화로 주요국에서 러시아산 원자재 수출을 제재하기 시작했고 이에 러시아의 생산 비중이 높은 원유와 니켈 가격이 폭등했다는 설명이다. 석유화학(75.9)과 자동차·운송장비(81.3) 업종이 제조업 가운데 경기전망이 가장 부진한 이유다.

전쟁은 우리 기업의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이 러시아의 비우호국 명단에 들면서다. 수출대금을 루블화로 지급받을 경우 환차손을 입을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24일 기준 원·루블화 환율은 한 달 새 2.62원이 떨어지는 등 폭락 조짐을 보였다.

■ 중국 최대 항만도시 봉쇄…엎친 데 덮친 격

수출 부진 업종은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75.0), 석유정제 및 화학(79.3), 여가·숙박 및 외식(85.7), 비금속 소재 및 제품(88.2), 전자 및 통신장비(94.7) 등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는 수출 전망이 75포인트에 그치면서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 러 수출 제품 중 가장 비중이 큰 품목은 자동차로 44%를 차지했다. 지난해 러시아에 수출한 자동차 규모만 3조원에 달한다.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수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지난 2014년 크름(크림)반도 합병으로 이듬해 국내 업체들의 러시아 자동차 수출 규모는 62% 줄어든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전쟁과 함께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도 수출 험로에 한몫할 전망이다. 전경련은 최근 코로나 재확산으로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1·4위 항만을 보유한 상해와 심천이 봉쇄됐고 이에 기업들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길이 막히는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다만 비제조업은 제조업과 달리 낙관적인 경기전망을 나타냈다. 비제조업의 4월 BSI는 104.6을 나타냈다. 대선 직후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건설(115.4) 부문이 강한 호조를 보이며 비제조업 전체 지수의 긍정 전망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러·우 전쟁이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장기화되고 있으며 최대 수출국인 중국도 고강도 방역 정책을 견지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화학·자동차 업종, 수출 기업 등 대외 리스크 노출도가 높은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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