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백서_제약 ⑧ 일동제약그룹] 부회장 오른 오너 3세 윤웅섭 대표 체제 굳건
[지배구조 백서_제약 ⑧ 일동제약그룹] 부회장 오른 오너 3세 윤웅섭 대표 체제 굳건
  • 이시아 기자
  • 승인 2021.12.10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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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체제 성공 전 취약한 지분율로 경영권 수차례 위기였지만 극복

[편집자 주] 화이트페이퍼는 기업의 경쟁력의 시발역이자 종착역인 지배구조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해 독자들에게 알려드리는 [백서]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지배구조의 모습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의 양태가 달라지고, 지속가능 경영 형태가 변화합니다. 21세기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주뿐만 아니라 근로자, 고객, 협력회사,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가 커졌고,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경영 결정이 내려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영 결정의 핵심 요체인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일은 기업을 바라보는 첫 번째 도구입니다.
맨 먼저 제약 기업의 지배구조 백서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120여 년 전, 구한말 태동한 국내 제약 기업들은 업력에 비해 산업 규모가 성장하지 못한 업종입니다. 그러나 최근 ‘바이오 붐’에 힘입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 제약기업들의 도약에 구름판이 될 지배구조를 살펴봄으로써 그 미래를 그려볼 계획입니다.

[화이트페이퍼=이시아 기자] 일동제약그룹은 창업주 故 윤용구 회장이 1941년 인수한 극동제약을 일동제약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출범했다. 1976년부터 윤용구 회장의 차남 윤원영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 받았고 창립 80주년과 맞물린 해인 올해 12월 들어 윤원영 회장의 장남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에 오르면서 3세 경영체제를 완성했다. 윤원영 회장은 현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현재 일동제약그룹 총수일가 지배력은 상당히 공고하다. 지주사인 일동홀딩스가 일동제약의 지분 40.57%를 쥐고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다. 일동홀딩스는 씨엠제이씨 17.02%를 비롯해 윤원영 회장 14.83%, 윤웅섭 부회장 1.12% 등 특수관계인이 46.75%를 가지고 있다. 일동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씨엠제이씨는 윤웅섭 부회장이 90%, 부친인 윤원영 회장이 10%를 보유하고 있는 총수 일가의 ‘가족회사’로 전산시스템 용역 서비스업 및 도소매업을 하고 있는 회사다. 결국 옥상옥 구조의 지주사를 오너 일가가 소유하면서 지배하고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일동제약은 경영권 안정화를 목적으로 2016년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을 단행했다. 투자 사업부문은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가, 의약품 사업은 일동제약 등이 맡도록 기업구조를 재편했다. 이어 사업 다각화를 위해 다시 물적분할해 제약사업은 일동제약, 바이오사업은 일동바이오사이언스, 필러사업은 일동히알테크로 각각 나눴다. 2017년 일동홀딩스는 지주회사 요건(상장 자회사인 지분율을 20% 이상 유지)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동제약 주식을 일동홀딩스 주식으로 스왑하는 공개 매수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3.32%에 불과하던 일동홀딩스의 일동제약 지분율은 20.81%까지 치솟았고 총수일가도 공개매수에 참여해 지배력을 다졌다. 

■ ‘경영권 분쟁‘ 털어낸 일동제약, 3세 윤웅섭 체제 확고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기까지 취약한 지분율 탓에 여러 차례 경영권 위기를 맞았다. 경영권 위기 발생 당시 일동제약에서 윤원영 회장 지분율은 6%대 수준에 머물렀고 특별관계자 지분까지 합쳐도 28% 정도였다.

특히 윤 부회장은 2009년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개인주주였던 안 모씨와 분쟁을 겪어야만 했다. 결국 일동 측은 안씨 주식을 매입해 분란을 종식시키는 방향으로 결론냈다. 2013년 안씨는 윤 회장의 개인회사 씨엠제이씨에 지분을 팔았고 씨엠제이씨는 일동제약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러나 또 다른 경영권 이슈가 불거졌다. 2012년부터 지분을 늘려오던 녹십자가 2014년 또 다른 개인주주인 이 모씨의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을 29.36%로 끌어올리며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당시 일동제약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던 시기였으나, 2대 주주에 올라선 녹십자의 반대로 무산됐다. 녹십자는 경영참여라는 명분 아래 사외이사와 감사 선임을 추진하며 갈등을 빚었다. 2015년 녹십자가 보유 중인 일동제약 지분 전량을 일동제약 측에 넘기면서 경영권 분쟁이 종결됐다.

이후 2016년 지주사 전환을 재추진해 성공했고, 일동제약은 윤웅섭 대표를 단독대표에 올려 후계자로 입지를 굳혔다. 

■ 윤웅섭 일동제약 부회장 승진, 내년 ‘글로벌 신약 개발‘ 총력

1967년생인 윤 부회장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와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원을 졸업한 뒤 KPMG 인터내셔널 등에서 회계사로 일하다 2005년 일동제약 상무로 합류했다. 일동제약 내에서는 PI팀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2011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 체제의 막을 올렸었다.

윤 부회장은 내년을 ‘글로벌 신약 개발 성공의 해‘로 삼고, 내년도 사업 전략 가다듬기에 나섰다. 현재 일동제약은 대사질환, 암 등과 관련한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 연구개발을 수행 중이다. 내년에는 신약 연구개발, 사업 다각화 및 신사업 발굴 등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과제의 추진에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은 올해 3분기까지 R&D(연구개발) 투자가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를 돌파했다. 현 추세대로 라면 올해 연간 투자규모는 사상 최초로 1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일동제약의 올해 1~3분기 누적 R&D 투자규모는 전년 대비 64.1% 오른 796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분할 이후 ‘신약‘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5년간 R&D 투자규모를 확대했다. 2017년 400억원대 였던 투자는 이듬해 500억원대로 늘었고 2020년 700억원대로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투자에 속도가 한층 더 붙어 4분기 투자 규모에 따라 올해 연간 투자는 100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2017~2020년 10~14% 가량이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도 올해 처음으로 20%에 도달할 수 있다.

제2형 당뇨병 치료신약 ‘IDG16177‘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독일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아 임상에 돌입했다. IDG16177의 임상 1상은 내년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황반변성, 안구건조증, 녹내장, 편두통, 고형암 등 분야의 10여 개 혁신 신약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신약개발 및 관련 투자 확대를 주목해 왔던 만큼 R&D 강화 기조가 더욱 두드러질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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