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빠지고 매출은 그대로…인건비만 늘었다
영업익 빠지고 매출은 그대로…인건비만 늘었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5.24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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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상장사 5년간 실적 추적
삼성·SK 제외하면 실적 악화일로…"임금체계 손봐야"
"호봉제로 가중된 인건비, 신규 인력 진입 막아"
사진=한국경제연구원
사진=한국경제연구원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국내 30대 그룹 상장사의 최근 5년간 영업이익은 감소세에 접어든 반면, 인건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가총액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 낙폭은 더욱 커지고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신규 인력의 유입을 위해서는 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 5년간 30대 그룹 상장사 1인당 영업익↓…인건비는 올라

24일 한경연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금융 그룹과 농협, 부영 등을 제외한 30대 그룹 상장사의 임직원 1인당 영업이익은 연평균 1.0%씩 감소한 반면, 1인당 인건비는 2.4%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 상장사의 지난해 임직원 1인당 매출액은 9억9382만원, 영업이익은 6235만원으로 조사됐다. 2016년 대비 매출액은 3720만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5만원 감소했다. 연평균 1인당 매출액 증가율은 1.0%에 그쳤다. 1인당 영업이익은 연평균 1.0% 줄었다.

이 가운데 30대 그룹 상장사에서 시가총액 1위와 2위를 기록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할 경우 1인당 매출액 증가 폭은 줄고 영업이익 감소 폭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30대 그룹 상장사의 1인당 매출액은 9억988만원으로 2016년(8억9859만원)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1인당 영업이익은 양사를 제외하면 3905만원으로 줄어든다. 5년간 감소 폭이 255만원에서 1263만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기업이 빠지면 1인당 영업이익이 37.4% 빠진다는 의미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실제 지난해 30대 그룹 상장사의 총매출액은 83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총영업이익은 52조6000억원이다. 여기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할 경우 총매출액은 641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27조5000억원으로 줄어든다. 2016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8.4%에서 3.3%로 5.1%포인트 감소한다. 영업이익은 0.2% 증가에서 23.2% 감소로 돌아서면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 삼성·SK 제외하면 실적 악화 커져…인건비 부담 가중

이처럼 지난 5년간의 실적 가운데 두 기업을 제외하면 매출액 증가 폭은 줄고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기업들의 성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인건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업계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양사를 제외한 연평균 1인당 매출액 증가율은 0.3%를 기록하면서 미미한 수준인 데다 영업이익은 연평균 6.8% 줄어들고 있지만, 인건비는 2.2%씩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5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30대 그룹 상장사의 인건비는 46조8000억원에서 51조9000억원으로 5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해에는 이들 상장사의 1인당 인건비가 7361만원을 기록하면서 2016년(6748만원) 대비 9.1% 늘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지난해 30대 그룹 상장 기업들의 1인당 영업이익은 4년 전보다 다소 하락한 반면, 1인당 인건비는 꾸준히 증가했다"며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직무·성과 중심 임금 체계가 보편적인 데 비해 한국은 수년간 임금 체계 개편 논의가 이뤄졌음에도 여전히 호봉급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연구원은 이어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직와 성과에 연계한 임금 체계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노동 시장의 경직된 보수 체계가 이어지면서 생산성이 다소 떨어지는 경우에도 호봉제에 묶이면서 결국 청년들의 신규 채용이 어려워지는 문제도 발생한다"면서 "생산성과 업무 성과에 따른 체계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존 호봉제를 적용받는 인력과의 합의를 도출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연봉제의 모습을 갖췄지만 실질적으론 호봉제인 경우가 많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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