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로 3500억 수익?... 증권사 "여론 안좋은데" 당혹
공매도로 3500억 수익?... 증권사 "여론 안좋은데" 당혹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1.02.19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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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개 증권사, 7년간 공매도 수수료 3500억원 거둬들여
‘개미 눈물로 증권사 배 불린다’ 비난 쇄도
증권사가 공매도 조장한다?...수탁수수료 비교시 1~3% 불과
업계 “공매도 이슈에서 갑작스런 증권사 타켓팅에 황당”
그럼에도 ‘나쁜 증권사’ 낙인찍힐라 우려
2014년~2020년 1Q 공매도 중개수수료vs수탁수수료 비교. (출처=금융통계정보시스템)
2014년~2020년 1Q 공매도 중개수수료vs수탁수수료 비교. (출처=금융통계정보시스템)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지난 7년간 증권사들이 공매도로 벌어들인 수수료 이익이 3500억원을 육박한다는 수치가 공개되자 증권업계는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적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분위기에서 ‘나쁜 증권사’로 찍힐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증권사의 공매도 수수료 현황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외국계를 포함한 56개 국내 증권회사가 벌어들인 공매도 중개 수수료는 354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 보면 가장 많은 수입을 거둔 곳은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증권 서울지점으로 86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어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591억원과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568억원, UBS증권 서울지점 488억원이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이 168억원으로 가장 컸고 미래에셋대우(95억원)와 신한금융투자(76억원), NH투자증권(47억원), 한국투자증권(45억원), KB증권(1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4년 413억5100만원 ▲2015년 667억4500만원 ▲2016년 600억4400만원 ▲2017년 607억5200만원 ▲2018년 710억5200만원 ▲2019년 446억4100만원이었다. 또 3월부터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던 지난해에도 95억6000만원의 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이와 같은 수치가 공개되자 일부 네이버 카페 등에는 ‘주식이 하락할 때도 증권사는 앉아서 돈을 번다’, ‘삼성증권과 한판 붙어야 한다’, ‘증권사들이 공매도를 부추기는 이유가 다 있었네’ 등 증권사를 비난하는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공매도를 조장하고 이득 또한 증권사가 본다는 반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반감이 높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지만, 중간에서 다리 역할(수탁자)을 하면서 얻은 수익인데 마치 증권사가 공매도를 직접해서 돈을 벌어들인 것처럼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위 자료에서 수수료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사거나 팔 때 발생하는 수탁수수료처럼, 증권을 대차한 투자자가 증권사에 증권매도를 위탁하면서 발생한 ‘중개수수료’다.

증권사가 공매도 중개수수료 수익을 노리고 공매도를 조장한다고 보기에는 수익 규모는 수탁수수료에 비해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서 제시된 증권사들의 2014년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수탁수수료는 ▲삼성증권 5조680억원 ▲미래에셋대우 5조2609억원 ▲신한금융투자 3조8297억원 ▲NH투자증권 4조7676억 ▲한국투자증권 4조422억원 ▲KB증권 4조5655억원이다. 같은 기간 공매도 중개수수료가 가장 많았던 삼성증권의 경우, 공매도 중개수수료는 수탁수수료의 3.3%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공매도를 조장한다고 보는 것은 과장된 해석이라고 본다”면서 “공매도 이슈에서 갑자기 증권사가 타겟이 된 이유가 궁금해질 정도다. 자료의 조사 기간으로 보나 규모로 보나 ‘증권사는 나쁘다’라는 프레임을 쒸우려고 작정한 게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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