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임채연기자] 전국 미용실 수는 약 11만 개(지난해 통계)에 달한다. 미용실 규모로 볼 때 대략 헤어디자이너 수는 20만~3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과 가중되는 취업난 속에서 자연스럽게 안정적인 일을 찾게 되고, 그 중 떠오르는 하나가 헤어디자이너이다.
이와 관련 미용사라는 직업의 소양과 목표, 마인드를 담은 책이 출간되어 눈길을 끈다. 신간 <헤어디자이너>(애니빅. 2021)는 미용사와 지망생을 위한 안내서이다.
“미용사라는 직업이 진입 장벽이 쉽지만 실제로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직이기 때문에 기술보다 직업관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업에 관한 사명과 미용사의 자부심을 위해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대표 저자 권신우 원장의 말이다. 미용사와 미용실 대표, 교육기관 원장으로 35년을 일해왔다. 앞의 멘트에서 주목할 부분은 직업관과 자부심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 정보 길잡이가 아니라 ‘마음 안내서’라고 말한다.
권 원장은 오랜 경력을 뒤돌아 볼 때 미용업에 들어선 일이 ‘인생의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자부심은 ‘마음을 다루며 가꾸는 특별한 헤어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그녀는 출발선에 서려는, 혹은 이미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떤 헤어디자이너가 되려는가’라는 물음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 자세한 답이 나와 있다. 한 가지만 예로 든다면 이렇다. 미용사에겐 실력 이외에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
“나는 살롱대표들에게 실력과 인성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면 누구와 일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인성을 택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112쪽
이처럼 책은 오랜 미용경력, 수많은 실제 경험에서 얻은 연륜으로 뛰어난 미용사가 되도록 이끈다.
사실 헤어디자이너는 다양한 나이대의 고객을 접해야 하고, 일하는 내내 서서 작업해야 하는 직업이라 업무 강도가 제법 있다. 고객들은 머리만 깎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 뒤로 헛헛하게 바닥을 빗질하는 미용사가 있다. 이 책은 그들 마음을 위로하는 책이다.
권 원장은 헤어살롱을 운영하다 영국 유학을 거쳐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주요 교육기관과 교류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뷰클래스아카데미’를 설립, 운영 중이다. 그녀가 후배들에게 하는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은 이렇다.
“기존의 미용사들이 일 해왔던 방식으로는 이제는 성공할 수 없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고 미용사는 더는 기술자가 아니다.”
이 책은 미용사를 위한 미용사만을 위한 책이다. 직업 선택을 고민하는 일부는 정보를, 현장에서 뛰는 일부는 깨우침과 영감을 얻을 듯싶다. 그러나 책이 가장 얻길 바라는 바는 ‘일을 하며 행복해지는 삶’이다.
“헤어디자이너에서 헤어아티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아티스트의 중요한 특징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직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일을 즐기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헤어디자이너로서의 진정한 성공은 여기에 있습니다.” 1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