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빅테크 결제시장 쟁탈전 원년...승부처는 ‘플랫폼’
카드사·빅테크 결제시장 쟁탈전 원년...승부처는 ‘플랫폼’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1.01.0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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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수장들, 입 모아 “신축년, 결제시장 전쟁 원년의 해” 
카드사로부터 독립하는 빅테크, 올핸 진짜 ‘적’...‘금융 플랫폼’ 구현이 살길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업), 종합지급결제업 등 신사업이 올해 본격화하면서 카드사와 빅테크 간 경쟁이 예년과 달리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업), 종합지급결제업 등 신사업이 올해 본격화하면서 카드사와 빅테크 간 경쟁이 예년과 달리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신축년(辛丑年) 새해는 카드사와 빅테크가 지급결제시장을 놓고 벌이는 전쟁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최대 미래먹거리로 꼽히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업), 종합지급결제업 등 신사업이 올해 본격화하는 가운데 카드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카드업계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활에서 금융영역을 침투하는 빅테크에 맞서 금융에서 생활영역까지 기반을 넓혀 시장 주도권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결제시장 선점을 위한 카드사와 빅테크 간 경쟁이 예년과 달리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고된다.

카드사 수장들, 입 모아 “신축년, 결제시장 전쟁 원년의 해” 

카드사 사장들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급격하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에서 선점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기존 카드회사의 의미를 넘어서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현해야 한다 데 의견을 같이 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 카드 등 대다수 카드사 사장들 모두 ‘금융 플랫폼’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플라스틱 카드를 넘어 NFC, OR, 생체인증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신(新)지불결제 시장에서도 경계를 초월한 다양한 플레이어와의 협업과 차별적인 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의 결제 경험을 새롭게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로 창출되는 마이데이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등 디지털·빅데이터 기반의 신규 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Fee 비즈니스, 이커머스 등 기존 부수사업의 성과 확대와 함께, 회원과 데이터 등 우리의 강점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Model)도 적극 발굴하고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올해 빅테크 등 새로운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으로 절체절명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기존 업무에 대한 고정 관념을 부수고 그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뱅킹은 필요하나 은행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현실화되는 것처럼 미래에 카드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여전히 녹록치 않으나 게임의 법칙이 바뀔 때가 격차를 벌일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021년 올해가 그 초석이 될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본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KB금융그룹의 ‘넘버원 금융 플랫폼’ 구축에 국민카드가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도 “올해 기업 핵심경쟁 요소로 디지털 플랫폼이 부상하게 될 것”이라며 “밀레니얼 세대의 본격적인 경제활동으로 네이버 등 빅테크의 기업 가치가 금융사를 능가하는 등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카드사도 이러한 변곡점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 사장은 디지털 페이먼트사 전환을 위한 올해 주요 전략으로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 구축과 경쟁력 확보 ▲신사업을 통한 사업 다각화·디지털 페이먼트에 걸맞는 포트폴리오 재구성 ▲종합 디지털 페이먼트사에 대한 공감대 형성 등 3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김정기 우리카드 신임 사장은 이달 초 취임식을 열고 "2021년을 '디지털 지급결제 금융사'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올해 카드업계 전망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 가능성과 본업인 지불결제업의 수익성 둔화, 데이터사업 및 간편결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빅테크 플랫폼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한 적응 등 대내외 환경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적극 대응해 달라"고 말했다.

카드사로부터 독립하는 빅테크, 올핸 진짜 ‘적’...‘금융 플랫폼’ 구현이 살길

카드사 수장들은 모두 2021년을 금융권의 경계가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흐려지는 원년이 될 것으로 봤다.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빅테크 기업이 결제시장의 패권을 쥐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내비쳤다. 카드업계는 시장 우위를 지켜내기 위해 무엇보다 생활금융 플랫폼 구현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카드업계의 위기감은 빅테크의 결제시장 진출 확대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테넷 플랫폼 기반의 거대 정보기술 기업인 빅테크의 결제시장 진출이 확장될수록 카드업계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카드사와 빅테크 기업의 결제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됐다. 그럼에도 올 들어 유독 카드업계가 긴장하는 것은 그간 카드사가 빅테크에 뻗었던 영향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고되기 때문이다. 그간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간편결제기업의 경우 90% 이상이 신용카드와 연동해야 했고, 카드사는 이에 따른 부수수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되는 것에 큰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빅테크 기업에도 후불결제가 가능해지는 등 빅테크의 카드사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동일한 선상에 놓인 카드사와 빅테크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업), 종합지급결제업 등 신사업에서 경쟁을 한다면, 이미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한 빅테크는 기존과 달리 위협적인 존재가 될 공산이 크다는 게 카드업계 중론이다. 이미 간편결제업체들은 고객들이 자사에 현금을 입금해 포인트로 결제하는 경우 신용카드를 통해 결제하는 경우보다 2~3배 많은 포인트를 적립해주며 신용카드와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간편결제가 커져도 결제가 이뤄지려면 어차피 신용카드와 연동해야 한다는 생각에 위기의식까지 가지지는 않았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우선 살아 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질 정도로 변동성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드사들은 빅테크와의 시장 선점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현해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꼽고 있다. 생활금융 플랫폼이란 생활영역부터 금융영역까지 소비자의 일상 전반에 걸친 니즈를 한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카드사는 무엇보다 금융이 필요해서 접속한 후 생활영역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플랫폼 구현에 총력을 가할 방침이다. 카카오 등 플랫폼 강자 기업의 경우 채팅, 뉴스, 쇼핑 등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금융영역으로 넘어가게 되는 반면, 현재 카드사 앱을 통해서는 이러한 자연스러운 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자사 앱에서도 결제부터 월세 납부, 헬스케어 등 생활영역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며 “빅테크 기업들의 플랫폼 장점은 최대한 흡수하면서 카드사만의 장점을 담은 경쟁력있는 플랫폼 구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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