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디지털화 주역 진옥동 행장, 리딩뱅크 경쟁 내년에도 이어갈까
신한금융 디지털화 주역 진옥동 행장, 리딩뱅크 경쟁 내년에도 이어갈까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12.15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금융 디지털화 주역 진 행장, 연임 가능성에 무게 실려
업계 점유율 1위 국민은행, 신한은행 압도...올해 격차 더 벌려
내년 디지털 주도 리딩뱅크 경쟁 ‘점입가경’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각 사)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허인 KB국민은행장이 탄탄한 실적과 각종 위기 대응 능력으로 연임한 가운데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연임 성공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진 행장 역시 안정적인 실적을 나타낸 데 이어 그룹내 디지털화 사업의 중역을 맡으며 입지를 굳혔다. 진 행장도 올해 연임에 성공한다면 두 행장의 리딩뱅크 타이틀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올 들어 더욱 주력하기 시작한 디지털화로의 탈바꿈도 경쟁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금융 디지털화 주역 진 행장, 연임 가능성에 무게 실려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연임을 결정짓는 운명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은행 업계는 진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취임 후 리딩뱅크 타이틀은 아직 얻어내지 못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각종 악재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고 무엇보다 최근 온 금융권의 최대 화두인 디지털화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며 그룹내 입지를 다졌기 때문이다.

1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1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자회사 CEO 후보를 추천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연임도 이날 확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한 진 행장은 양호한 실적을 내며 안정적으로 은행을 이끌어왔다는 평가와 함께 연임에도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아울러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의 호흡이 잘 맞는다는 후문이 나오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과 디지털 전환 등을 고려할 때 조 회장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란 추측이다.

진 행장은 취임 당시 했던 약속대로 신한은행의 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진 행장은 “디지털 기업으로의 변모를 위해 IT 인력의 채용과 배치 등에서 변화를 꾀하겠다”며 “이를 위해 돈키호테식 발상을 통해 채용 단계에서부터 IT에 기본 소양이 있는 인재를 채용하고 IT 개발자를 현업에 배치시키는 등 혁신을 거듭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취임 시작점부터 디지털화를 강조해온 진 행장은 신한금융그룹에서 그 역할을 공고히 해왔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3월 그룹 차원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인공지능 후견인 제도를 도입했다. 조 회장은 디지털 후견인 제도 도입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를 비롯한 디지털 핵심기술과 헬스케어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현업과제 발굴, 사업성 점검 등 종합적인 제도 관리 지원을 담당 그룹사 대표가 직접 추진하도록 했다.

이 가운데 AI 분야를 진 행장이 맡았다. 이에 따라 진 행장은 올해 9월 인공지능 기술을 전담하는 조직 ‘AI통합센터(AICC)’를 출범시키고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인력도 기존 10명에서 50여 명 규모로 확대했다. 나아가 진 행장은 이달 초 디지털 혁신을 위한 은행장 직속 ‘디지털 혁신단’을 신설하고 김혜주 전 KT 상무와 김준환 전 SK주식회사 C&C 상무를 ‘디지털 혁신단’을 이끌어나갈 리더로 영입했다. 디지털 혁신단은 AI Unit(구 AI통합센터, AICC)·MyData Unit(마이데이터 사업 전담)·Data Unit(구 빅데이터센터)·디지털R&D센터 등 4개 조직으로 구성된다. 신한은행은 IT전문가 영입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신한은행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그 역량을 내재화하는데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외부 인재 영입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은 개방과 혁신의 관점으로 디지털, 글로벌, 자산운용 등 분야에서 외부 전문가를 중용한다"며 "신한은행은 특히 디지털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외부 인재에 문을 열고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 금융 강화에 주력해온 진 행장은 취임 후 실적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 신한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순이익은 1조7650억원으로 전년(1조9764억원)보다 감소했다. 전년보다 실적이 줄었지만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가운데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는 순이익을 전년보다 4.7% 끌어올렸다.

업계 점유율 1위 국민은행, 올해 격차 더 벌려..내년 디지털 주도 리딩뱅크 경쟁 ‘점입가경’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올해 연임에 성공한다면 우선시되는 과제는 일단 ‘업계 1위, 리딩뱅크’ 탈환이다. 특히 KB국민은행 또한 IT 전문가를 대거 들이며 디지털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라 디지털화 경쟁도 리딩뱅크 타이틀전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진 행장은 임기 내 안정적인 실적과 혁신사업에서는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으나 KB국민은행으로부터의 리딩뱅크 재탈환에는 실패했다. 올해 3분기까지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1조7650억원으로 국민은행(1조8824억원)을 뛰어넘지 못했다. 올해 4분기에 이를 만회하지 못한다면 2년 연속 지게 되는 셈이다. 만약 신한은행이 올해 국민은행으로부터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하려면 4분기에 국민은행보다 1174억원 이상 더 많은 순이익을 내야 한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난해 2조439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신한은행(2조3293억원)을 제쳤다. 취임 첫 해인 2017년 허 행장은 순이익 2조1747억원을 내며 신한은행으로부터 리딩뱅크를 뺏어오며 8년만에 업계 1위에 올랐다. 2018년엔 신한은행에 소폭 뒤처지며 리딩뱅크 타이틀을 내줬어야 했으나 지난해 재탈환에 성공했다. 올해도 리딩뱅크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허 행장은 안정적인 실적 및 리스크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12일 3연임이 확정됐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탄탄한 실적을 유지했고 지난해부터 잇달아 발생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빗겨가 주주들의 신임을 얻었다. 국민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 관계자는 "허인 행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내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실적 성장으로 리딩뱅크를 지켜나가고 있다"며 "ICT기업 등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과 빅테크 플랫폼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고자 은행의 디지털화를 위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실행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딩뱅크의 핵심 지표로 꼽히는 시장점유율은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자료를 보면 국민은행의 원화예수금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5년 말(20.1%)부터 올해 2분기(21.3%)까지 줄곧 1위를 지켜왔다. 2015년 말 17.7%로 은행 업계 3위였던 신한은행은 올해 2분기 말 17.7%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원화대출금 점유율도 국민은행이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신한은행과의 격차는 2015년보다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말 16.1%였던 신한은행의 원화대출 시장점유율은 올해 2분기 16.7%로 소폭 상승한 반면 국민은행은 2015년 18.9%에서 20.1% 크게 올랐다.

허 행장도 리딩뱅크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국민은행의 디지털화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9월 IT 전문가 24명으로 구성된 패널위원회를 출범했다. 패널위원회는 제3자의 시각에서 ‘고객 중심 서비스’를 개선하고 발굴하는 등 향후 금융 IT의 전망과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KB국민은행의 IT 특화지점인 'KB 인사이트' 직원과 ICT 기업, AI, 보안, 교수, 변호사 등 각 분야의 최고전문가로 구성됐다. 패널위원회에서는 ▲디지털 금융 ▲IT인재육성의 공통주제와 ▲AI·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플랫폼 ▲영업점 디지털화 등 4개의 개별주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리딩뱅크 타이틀을 놓고 벌이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고되는 가운데 고객 중심 서비스를 최종 목적으로 둔 두 행장의 내년 디지털 혁신 경쟁은 어떤 구도를 띄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취임 기자회견에서 진정한 리딩뱅크의 의미에 대해 진 행장은 “수치로 나타나는 재무적 이익보다는 고객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고객을 이익창출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증식시키는 과정에서 은행의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며 진정한 1등 은행이 되기 위해 첫 번째로 기억해야 하는 가치로 고객을 꼽은 바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