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구원투수 등판 비씨카드, 자본여력은 ‘불안’
케이뱅크 구원투수 등판 비씨카드, 자본여력은 ‘불안’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5.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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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늘고 대손금 줄고...신사업 발굴, 선택 아닌 필수
비씨카드, 개정법 통과에도 케이뱅크 구원투수 ‘자처’...“무리한 결정”
BC카드는 모회사인 KT를 대신해 지분 취득을 시작으로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케이뱅크의 지분율을 최대 34%까지 높일 계획이다. (사진=BC카드)
BC카드는 모회사인 KT를 대신해 지분 취득을 시작으로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케이뱅크의 지분율을 최대 34%까지 높일 계획이다. (사진=BC카드)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비씨카드가 KT 대신 케이뱅크의 최대주주가 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타면서 숨통이 트인 케이뱅크는 말 그대로 ‘기사회생’을 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비씨카드의 자본여력이 KT의 ‘급한 불끄기’ 조치에 동원 될 만큼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무리수’라는 시각이 나온다.

부실채권 늘고 대손금 줄고...신사업 발굴, 선택 아닌 필수

4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BC카드는 지난해 11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2018년 955억원과 비교 시 소폭 개선됐다. 다만 BC카드의 2018년 당기순이익(955억원)은 2017년(1472억원)과 비교하면 약 500억원 가량 하락한 수치이다.

순익은 줄어드는데 자산건전성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BC카드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13%로 전년(0.08%)보다 0.05% 증가했다. 비씨카드는 2014년 0.04%였던 NPL비율을 2015~2017년까지 0.03%로 무난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8년부터 작년까지 급격하게 증가했다. NPL은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부실채권을 뜻하는 용어로 수치가 높을수록 건전성이 악화됐음을 뜻한다.

부실채권은 늘었으나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자본여력은 2년 새 반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씨카드의 지난해 NPL대비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1264%로 전년(1657%)대비 23% 감소했다. 이는 2017년(4430%)과 비교하면 무려 71.5%나 쪼그라든 수치이다.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2014년 2652%, 2015년 3482%, 2016년 4110%로 2017년 4430%까지 꾸준히 증가추세였으나 2018년부터 급감했다. 중국과의 사드 갈등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대폭 줄면서 유니온페이 결제대행업무에서 입은 실적악화가 예상보다 커 자본여력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인 입국이 어려워진 올해도 이 사업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최근 대형 핀테크 회사들이 전자결제(PG)사업부를 갖추며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또 다른 위기로 인식된다. 비씨카드는 새로운 회원사를 발굴해야 할 필요성과 신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것. 이런 가운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위태로운 케이뱅크의 구원투수로 나서는 것은 다소 무리수라는 시각도 나온다.

비씨카드, 개정법 통과에도 케이뱅크 구원투수 ‘자처’...“무리한 결정”

지난달 29일 인터넷은행 대주주 가격요건을 완화하는 인터넷은행법이 통과됐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 통과에 따라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으로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될 수 없었던 KT가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비씨카드가 최대주주가 되는 증자 방식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 회생을 위해 비씨카드를 통한 우회 증자하는 등 차선택이었지만 양사 이사회에서 이미 결정된 사항인 만큼 기존 계획을 빠르게 단행한다는 취지다.

BC카드는 모회사인 KT를 대신해 지분 취득을 시작으로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케이뱅크의 지분율을 최대 34%까지 높일 계획이다. KT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으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자금줄이 막힌 케이뱅크는 신규 신용대출 판매 등이 전면 중단되면서 지난 1년간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이에 KT의 자회사인 비씨카드가 케이뱅크의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비씨카드는 KT가 지분 69.5%를 보유한 자회사다. BC카드는 조만간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케이뱅크가 1년 이상 개점휴업하는 동안 경쟁사들은 이미 입지를 굳힌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다 최근 다수 신용카드사와 손잡고 신용카드를 출시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토스는 올해 안에 토스뱅크 출범을 앞두고 있어 치열경쟁을 앞두고 있다. 케이뱅크 회생을 위한 비씨카드의 투자가 성공적인 딜이 되기 위해서리도 케이뱅크의 경영정상화가 더욱 중요해지는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씨카드나 KT 중 어느쪽이든 자금수혈을 받는 케이뱅크에는 호재이지만 비씨카드의 결정은 다소 무리한 감이 있다”면서 “다만 대주주의 의사결정을 거부할 수 있는 계열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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