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에게 조롱받던 철학자 탈레스?
하녀에게 조롱받던 철학자 탈레스?
  • 북데일리
  • 승인 2006.05.1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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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근동 문명의 서쪽, 에게 해의 해안에 둘러싸인 곳에서 그리스어를 쓰는 사람들이 고유한 문명을 창조한 것은 때로 ‘그리스의 기적’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모티브. 2006)는 그리스 자연철학의 시작 밀레투스의 ‘탈레스(BC 624 ~ 546)’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를 전했다.

탈레스가 직접 쓴 글은 남아 있지 않다. 2차적인 기록에 의해서만 분석되는 인물이다. 책은 이런 이유로 “탈레스에 대한 우리의 견해는 모두 고대 주석가들의 편견과 우리 자신의 해석틀에 의해 왜곡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탈레스는 소아시아의 이오니아 해안에 위치한 활발한 상업도시 밀레투스 출신이자, 훗날 동시대인이자 입법가인 솔론과 더불어 고대 그리스의 ‘7대 현자’가 된 인물이다. 부유했던 그는 이집트를 즐겨 여행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악의 섞인 증언일지도 모르지만 플라톤에 의하면 “탈레스와 그의 철학은 세상에 무관심하다는 평판”을 얻었다.

하녀까지 “그는 하늘에 있는 것들을 알고 싶다며 별을 관찰하려고 위만 보다 정작 자기 뒤에 있는 우물은 보지 못했다”며 조롱했다고 한다.

탈레스의 예리한 과학적 관찰을 인정한 철학자는 아리스토텔레스(BC 384 ~ 322)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탈레스가 자연지식을 활용한 과학적 관찰을 통해 올리브의 수확량을 예측하고 올리브유를 매점함으로써 철학자도 원한다면 부유하고 유용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고 기원전 547년에는 크리서스 왕이 강을 건너는 것을 도왔다며 그의 명민함을 칭송했다.

탈레스는 세계의 원초적인 바탕이 ‘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단순해 보이는 이 주장은 우리 주변 세계를 구성하는 물질적인 ‘질료’에 관해 진술하려는 최초의 시도라는 높은 가치가 있다. 이 주장은 물질 이론의 출발점, 일상적인 지각의 수준 밑에 있는 물리적 세계의 구조에 관한 과학적 이론의 출발점이다.

탈레스의 주장에는 ‘물과 반대되는 성질인 불이 나올 수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가’라는 문제점도 있었다. 불은 물을 끓여 없애고 물은 불을 꺼버린다. 탈레스보다 한 세대 뒤의 인물이자 밀레투스 학파인 아낙시만드로스(BC 610~ 546) 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이 세상을 이루는 근원적인 물질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훨씬 더 막연한 ‘무한’으로부터 또는 무형의 초기 상태로부터 ‘이원성’이 나오고 ‘세계’가 왔다고 주장 했다.

2000년 세계역사학회 최고도서상을 받은 <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는 과학과 기술이 사회적인 측면, 지성적인 측면 모두에서 완전히 분리된 채 발전해 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스티븐스 공과대학 역사학부 교수인 제임스 E. 매클렐란 3세를 포함한 3명의 공저자들은 “과학과 기술의 관계가 역사적인 과정이지 본질적인 동일성 관계는 아니다. 우리는 만나고 갈라지는 과학과 기술의 역사를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전했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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