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짐싸니'...그제야 '한배 탄 공동체' 강조한 인천공항공사
'줄줄이 짐싸니'...그제야 '한배 탄 공동체' 강조한 인천공항공사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4.29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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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인천공항 면세점...한 달새 4곳 사업권 포기
공사-면세업계, '임대료 인하' 줄다리기 계속
지난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이 코로나19 사태로 썰렁한 풍경이 연출된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이 코로나19 사태로 썰렁한 풍경이 연출된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다급해진 모양새다. 면세점들이 줄줄이 짐을 싸자, 뒤늦게나마 이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임대료 인하 대책에 난색을 펼쳤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으로 면세업계에서는 재입찰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 ‘줄줄이 짐 쌌다’...인천공항 면세사업권 연이어 포기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 3월 인천공항공사는 인T1 4기 면세사업권 입찰을 진행해 신라(DF3), 롯데(DF4), 현대(DF7), 그랜드관광호텔(DF9), 시티플러스(DF9), 엔타스(DF10) 등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대기업 면세점인 롯데와 신라, 중소면세점인 그랜드관광호텔와 시티플러스가 차례대로 사업권을 포기했다. 한 달새 T1 면세사업권 6곳 중 4곳이 사업권을 내려놓은 셈이다.

특히, 면세업계 1·2위인 롯데와 신라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입찰을 포기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0년짜리 ‘알짜 운영권'을 가져갈 수 있음에도 내놓았다.

이처럼 면세사업권이 줄줄이 포기한 것은 높은 임대료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사실상 0에 가까워지면서 임대료 손실을 만회하기가 어려워졌다. 작년 한 해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 수익은 총 1조761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의 읍소를 외면한 채 대책을 펼친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당시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 사태로 대기업 면세점의 임대료를 6개월간 20% 인하해주는 대신, 내년 공항 이용객 수에 연동되는 임대료 인하는 없다는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곧장 면세업계는 안일한 대책이라며 반발했다. 매출 90%가 떨어져 생존을 논하는 상황 속에서 임대료 20% 감면은 어림없다는 볼멘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가 '착한 임대료' 정책에 앞장선 것과 달리, 인천공항공사는 건물주로서 사업자에게 부담을 고스란히 떠넘겼다는 비판도 나온다.

■ 마음 급해진 인천공항공사...면세업계는 ”임대료 추가 인하 절실“

이 같은 상황 속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인천국제공항공사다.

올해 8월 말까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지만, 재입찰 공고가 쉽지 않은 양상이다. 여전히 임대료 문제가 발목을 붙잡고 있고, 대형면세점이 아닌 이상 마땅히 사업권을 따낼 기업도 없어서다.

그제야 인천공항공사는 면세업계와의 상생에 나섰다.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24일 롯데, 신라, 신세계 면세점 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 “공사도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나 공사와 상업시설은 한 배를 탄 공동체인 만큼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업계 역시 공동체의 일원인 만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고용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조금 더 노력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인천공항공사의 행보에도 여전히 면세업계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임대료 대폭 인하 등 실질적인 대책이 동반되지 않으면 재입찰이 쉽진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으로 재입찰을 강행하기엔 여전히 위험 부담이 크다“면서 ”임대료 추가 인하 등 실절적인 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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