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효자 'IB'에 드리운 코로나19 먹구름
증권사 실적효자 'IB'에 드리운 코로나19 먹구름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3.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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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효자 IB부문, IPO 연기와 입국 제한 등으로 타격
무디스 “국내 증권사 신용평가 안정적→부정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 현상으로 번지면서 투자은행(IB) 부문 사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 현상으로 번지면서 투자은행(IB) 부문 사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올해도 장밋빛 전망을 기대했던 증권가에 코로나19 악재가 찬물을 끼얹었다. 코로나19가 팬데믹 현상으로 번지면서 투자은행(IB) 부문 사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모양새다.

증권사들이 공들여 왔던 IB 부문 사업의 경우, 상반기에 집중되는 딜 소싱이 ‘마비’되면서 상반기 실적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악재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증권사를 빛낸 실적 효자 'IB'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1위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2.2%나 증가한 709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대우는 당기순익이 6673억원으로 전년보다 43.66% 증가했고, KB증권은 2091억원으로 52.9%나 대폭 늘었다. 이외에도 삼성증권(17.3%), NH투자증권(31.8%) 등 대부분 증권사가 사상 최대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에서 배제하면서 본격화된 일본의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사태 등 굵직한 국내외 어려움 속에서도 실적 잔치로 한해를 마무리 했다. 이는 최근 몇 년 간 주력해온 IB 부문에서 최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까지 한국투자증권이 IB 부문에서 거둬들인 수수료수익은 2187억원으로 전년보다 54.9%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대우의 IB 수수료수익은 3698억원으로 전년(3246억원)대비 13.9% 증가했다. 이외에도 KB증권은 2020억원으로 전년 1540억원 대비 31.16%가 늘었다.

특히 지난해 IB 부문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은 NH투자증권이었다. 작년 NH투자증권의 IB 수익은 3260억원으로 전년보다 21.3% 증가했다. IB 수수료 수익은 45.5% 증가한 2508억원으로 이는 전체 수수료 수익의 42%(5982억원)를 차지한다.

코로나19로 기업 공모 급제동... 증권사, IB 단기 차입금 확대로 리스크 심화

하지만 올해는 IB 부문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려워 보인다. 국내에서는 업황, 기업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공모를 취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기업공개(IPO) 추진 기업들이 제대로 된 기업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던 메타넷엠플랫폼과 센코어테크가 각각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메타넷엠플랫폼은 철회신고서를 통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고 설명했다. 센코어테크 역시 철회신고서를 통해 투자자 보호 및 공모 일정 재검토를 위해 공모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증권사의 해외출장길도 막혀 IB 관련 일정이 무기한 지연된 상태다. IB 비즈니스의 경우 업무 특성상 해외출장이 많은데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9일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기준 한국발(發) 입국을 금지하거나 절차를 강화한 국가 및 지역은 중국·베트남·일본·홍콩 등 총 103곳에 달한다.

IB업계 한 전문가는 “사람을 만나야 일이 진행되는 IB의 경우 코로나19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미 1분기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고 2분기까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문제는 3분기까지도 이어진다면 그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국내 증권산업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고 최대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증권사들의 리스크가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성장성 전망이 낮아진 한편 유동성이 낮은 자산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디스는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활용한 IB 비즈니스를 확대하면서 단기 차입금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도 우려했다.

자금조달 구조와 관련해 무디스는 "증권사들이 단기 차입을 통해 자산을 확대하고 있다"며 “유동성이 낮은 자산 비중이 확대되면서 유동성 관리의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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