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정신지체 26세 아들위한 내리사랑
[내집마련]정신지체 26세 아들위한 내리사랑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06.0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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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공기업을 퇴직하고 장급 호텔의 관리인으로 일하시는 60대 중반의 노인을 만났습니다.

 

전화 목소리와 우람한 체격으로 봐서는 60대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건강한 분이셨죠.

 

슬하에 2남1녀를 두었는데 막내아들이 정신연령이 유치원 수준인 정신지체아였습니다.

 

다행히 맥도날드에 취업이 되어 그릇을 비워주고 날라주는 단순서비스업이라도 하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고 식사도중 내내 아들 자랑을 하십니다.

 

월급이야 고작 80만원 수준, 이것 저것 떼고 나면 손에 쥐는 건 60만원 남짓 이랍니다

 

첫 월급때 부모님께 넥타이와 손수건을 선물하고 학교 담임선생님에게는 햄버거를 30개나 봉투에 담아 건네주더랍니다.

 

그는 정신지체아 아들이 사람들과 그렇게 부딪혀가며 사회 생활을 하는게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며 그 자랑스런 아들의 신부감을 구하러 조만간 몽골에도 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막내동생을 위해 누나들이 1억원씩 보태고 본인의 퇴직금과 이것저것 합쳐 6억원이란 돈을 마련해 놓았다고 했습니다.

 

그가 필자를 만나자고 한 것도 바로 그 정신지체 아들을 위한 집을 사기 위해서였습니다.

 

26살이나 먹은 아들이 아직 매일같이 출퇴근하는게 못 미더워 지금도 손수 운전대를 잡고 출퇴근을 시키고 있다는 할아버지는 “앞으로 사는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막내를 생각하면 잠이 오질 않는다”며 “우리 아들이 잘 지낼 수 있는 좋은 집을 추천해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리고 헤어질 때, 꼬~옥 본인이 일하는 곳에 놀러 오시라고 몇 번 당부하십니다.

 

나만 생각하면서 앞만 보고 살아왔는데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면서 잠시나마 옆과 뒤도 돌아볼수 있는 여유를 가졌습니다

 

할아버님의 경우, 솔직히 단순한 재테크 차원이라면 차 운행비며 매일 두 사람의 인건비며 이것저것 빼면 집에서 가만히 쉬는 게 남는 것일 겁니다.

 

요즘은 분위기상 부동산을 투기로 보는 시각이 만연해 예전처럼 신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분을 만날 때면 이 일을 하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재테크를 통해 부를 축척하기 보다는 내 자식의 행복과 가족을 위해 고령의 나이에도 일을 하시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큰 감동이었습니다.

 

지난주 내내 이분 생각이 나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기 너머 '뚜뚜' 소리만 들립니다

 

아마, 자랑스런 막내아들 신부감 구하러 몽골에 머무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재력을 가진 아버지와 누나들을 두어 막내아들은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언젠가 친손주를 안은 할아버지와 다시 만날 날이 기다려 집니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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