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웃고...대우, 포스코, 쌍용 반토막 울고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해외건설 수주 성적표는 참담하다.
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11월 해외건설 수주액은 179억9606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동기 262억4904만 달러보다 무려 31.4% 줄어든 수치다.
이대로라면 올해 해외 수주액은 목표치를 한참 웃도는 200억 달러 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더라도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 올해 목표 달성 희박해졌다...중동에다가, 아시아마저 '동반 부진'
올해 건설업계는 해외수주 목표액을 320억 달러로 잡았다. 하지만 연초 기대감과는 달리, 연말연시를 한 달 앞두고 해외수주 목표 달성은 희박해진 모습이다.
이처럼 해외수주 실적이 급감한 것은 전통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의 수주물량이 절반가량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라크 소요 사태 등으로 중동 일부 프로젝트의 낙찰이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다가 최대 해외시장으로 떠올랐던 아시아의 수주 부진도 한몫했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중동의 공백을 다행히 아시아가 채우면서 실적을 견인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일감이 크게 줄었다.
지역별 수주량을 보면, 아시아는 106억229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146억6297만 달러 대비 27.5% 줄었다. 중동은 43억9933만 달러로 작년 86억4154만 달러보다 49.0%나 급감했다.
그 외 태평양·북미와 아프리카는 5억4807만 달러와 3억7464만 달러로 전년 대비 46.9%씩 각각 줄었으며, 중남미는 1283만 달러로 전년 대비 82.2% 급감했다.
다만, 유럽의 경우에는 19억1855억 달러로, 작년보다 469.2% 5배 이상 뛰었다.
신동우 해외건설협회 아시아실장은 “올해 이라크 소요 사태,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대두됐다“면서 ”금년 굵직한 프로젝트 계약이 내년으로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 해외수주 성적표 ‘희비’ 극명...현대家 건설형제 ‘약진’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실적도 아쉽다. 일부 건설사들은 ‘수주 잭팟’을 터트리면서 탄탄한 실적을 쌓아갔지만, 전반적으로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작년 이맘때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의 활약이 두드러졌지만, 올해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약진이 돋보였다.
건설사별 수주량을 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36억7597만 달러로, 지난해 대비 87.9% 증가하면서 해외수주 1위로 올라섰다. 현대건설은 작년보다 2.5배 늘어난 32억3514만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두 건설사의 해외수주 총액만 69억1112만 달러로, 전체 수주량의 3분의 1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 외 GS건설은 20억6069만 달러로 작년보다 2.5배 올랐으며, 두산중공업은 19억1370만 달러로 무려 10배가량 뛰었다.
반면, 작년 1위를 거머줬던 삼성엔지니어링은 93% 줄어든 4억3526만 달러에 그렸다. 삼성물산은 22억5016만 달러로 작년보다 35% 급감했다.
이 밖에 대우건설(7억5546만 달러), 포스코건설(3억6890만 달러), 쌍용건설(3억2687만 달러)은 작년의 반토막 수준을 기록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수주의 형태가 기존 단순 도급에서 다변화되는 데다가, 굵직한 일감도 줄어들면서 업체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