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에 100만원` 세상에서 가장 비싼 음식?
`한끼에 100만원` 세상에서 가장 비싼 음식?
  • 북데일리
  • 승인 2006.04.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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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짜리 식사 드셔보셨나요?

동화작가인 채송화는 자신이 다니는 출판사에서 첫 동화집을 냈지만 잘 팔리지 않아 우울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은행원인 고향친구가 신문에 작게 난 책 소개 기사를 보고 전화를 해옵니다.

“내가 한턱 쏘겠네. 퇴근 무렵에 만나세.”

“그래? 자네가 산다면 비싼 걸 먹고 싶군.”

“좋아. 비싼 요리 얼마든지 사줄 테니까 생각해서 와.”

퇴근길에 친구를 만난 채송화는 농담처럼 말합니다.

“비싼 데로 가는 게 어때? 한 끼에 50만원 하는 데가 있다던데......”

하지만 친구가 데리고 간 곳은 거리의 포장마차였습니다.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소주를 마셨습니다.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가던 채송화는 혼잣말로 빈정거렸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쩨쩨한 짠돌이가 별 수 있겠어.”

그리고 며칠 뒤 출판사에 첫 주문이 들어온 뒤 이틀 간격으로 다섯 권씩 주문이 들어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채송화는 우연히 친구가 근무하는 은행에 들렀다가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됩니다. 친구는 채송화의 동화책을 손님들에게 선물로 주고 있었습니다.

“새로 나온 책인데, 한번 읽어보세요.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친구는 채송화가 먹고 싶다던 음식 값의 두 배인 백만 원어치를 그렇게 팔아주었습니다. 그로부터 여섯 달 뒤에 채송화의 동화집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동화작가 김병규의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예담.2006)에 실린 ‘백만 원짜리 식사’에 얽힌 이 이야기는 지금은 고인이 된 동화작가 정채봉의 <물에서 나온 새>가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잘못 먹은 점심 한 끼로 음식 값의 50배인 수백만 원의 과태료를 내고, 정당의 식사접대비가 수억 원에 이르는 현실에서 가장 비싼 식사가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얘기입니다.

책에는 또 아버지를 여읜 아이에게 꽃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길 바라는 선생님의 바람이 꽃밭처럼 가꾸어져 있습니다. 꽃이 시드는 걸 슬퍼하던 아이는 어느 날 이렇게 말합니다.

“종이꽃은 떨어지지 않으니 꽃이 아니죠. 떨어져야 꽃이지요.”

[북데일리 서문봉 기자] munbong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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