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가족`서 자란 재소자들의 편지고백
`조용한 가족`서 자란 재소자들의 편지고백
  • 북데일리
  • 승인 2006.04.1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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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부재는 오해를 낳고 오해는 결국 비극으로 치닫는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조용한 가족’편은 가족 사이의 대화 단절이 일으키는 위기를 충격적으로 보여주었다.

방송에 소개된 가정들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지만 단절된 대화 속에서 침묵 속 증오를 키워가고 있었다. 실제로 한 집안에 살면서 대화를 안 한지 3년이 넘는 가정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방송에 소개된 가정들은 제 3자가 개입하지 않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하면서, “심각한 오해와 불신이 쌓이면 폭력, 살인, 자살 같은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송이 서울시에 거주하는 10대에서 60대 32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가족 대화시간이 한 시간 이내’라는 응답자가 전체 70%를 넘었다. 그나마 “밥 먹었나” “얘들은?” 등 일상적 안부가 대화내용의 50%가 넘었다.

이에 대해 두란노 아버지학교 본부장 김성묵씨는 “가족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우리 육체로 비유하면 혈관과도 같다”며 “의사소통이 안 되면 조직이 서서히 막혀 병들어 죽는 것처럼 엄청난 불행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KBS 제3라디오 ‘유지인의 음악편지’에는 이처럼 가족과 사회에서 사랑의 대화를 나눠보지 못하고 살아온 재소자들의 가슴 아픈 얘기가 담겨있다.

친어머니가 아님을 알게 된 후 반항을 하던 아들의 도시락에 “사랑한다”는 편지를 남긴 채 숨을 거둔 어머니의 사연 등을 엮은 <나에게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다>(랜덤하우스중앙.2006)가 대화 없는 ‘조용한 가족’에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책은 `유지인의 음악편지`에서 지난해 5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전국 교정시설에 수용중인 수용자의 편지사연 25통을 모았다. 재소자들의 가족에 대한 용서와 참회, 새 출발을 약속하는 글 하나하나가 심금을 울린다.

[북데일리 서문봉 기자] munbong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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