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폭풍전야'…건설사도, 예비청약자도 숨 가빠
'분양가상한제 폭풍전야'…건설사도, 예비청약자도 숨 가빠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9.23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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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은 '물량 밀어내기' 총력...수요자들은 '청약전쟁' 준비 한창"
"오히려 청약광풍 속 애꿏은 서민만 피해 입을랴"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 개관한 '래미안 라클래시'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갤러리에 개관한 '래미안 라클래시'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앞두고 분양시장이 한껏 달아올랐다.

23일 국토교통부는 이날 분양가상한제 적용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마친다. 이로써 분양가상한제가 후속 절차를 거쳐 10월 하순 확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청약시장은 물량을 급히 빼려는 건설사와 로또 물량을 잡으려는 수요자가 얽혀 그 어느 때보다 바삐 돌아가는 모습이다.

■ ‘래미안라클래시’ 출격...건설사의 너도나도 ‘물량 밀어내기’

먼저 서울 강남구 ‘래미안 라클래시’가 청약 열풍의 포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래미안라클래시는 오는 24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지난 20일 개관한 견본주택에 주말 사흘 간 1만명이 몰리면서 일찍이 청약흥행을 예고했다.

래미안라클래시는 강남 한복판에 들어서는 귀한 물량인 데다가, 분양가상한제의 막차 물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서울 내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당분간 ‘올스톱’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귀하신 몸으로 급부상 중이다.

분양가도 눈길을 끈다. 래미안라클래시의 분양가는 3.3㎡당 4750만원으로, 84㎡가 15억5300만~16억6400만원 수준이다. 전 가구 모두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 일각에서는 ‘현금 부자들만의 리그'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 적어도 5억 이상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면서 청약통장이 대거 몰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당초 래미안라클래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을 택했다가, 분양가상한제 시행 소식에 선분양으로 선회했다. 당시 선분양으로 분양가가 예상치보다 낮아지면서 일찍이 ‘로또아파트’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분양가상한제로 분양일정을 바꾼 것은 비단 래미안라클래시만의 일은 아니다.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잇따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물량 밀어내기를 시전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9~10월 전국 분양 예정 아파트는 9만780가구가구 수준이다. 당초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발표 직전 6만6346가구로 조사됐으나, 발표 직후 2만4434가구 더 늘어난 것이다.

래미안 라클래시 외 강남권 대장주인 역삼개나리 4차 재건축,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도 연내 분양에 나선다.

■ 벌써부터 ‘청약전쟁’ 예고..."되레 규제에 기대감만 부추길 뿐"

모처럼 가을 분양시장에 ‘큰 장’이 서자, 예비청약자들이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 예비청약자들이 분양가상한제 막차 물량을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로 삼고 '청약전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수도권 내 청약경쟁률은 범상치 않다. 분양가상한제 이후 첫 서울 분양단지였던 동작구 사당동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은 1순위 청약에서 20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분양에 나선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재개발 단지인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은 54.9 대 1, 단 10가구를 모집한 서초구 반포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반포센트레빌’은 57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인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는 이달 분양된 3곳 모두 청약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나타냈다.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 송도 더샵 프라임뷰(F20-1블록), 송도 더샵 프라임뷰(F25-1블록) 3개 단지에 모두 11만2990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143.2대 1을 나타냈다.

쌓일 대로 쌓은 청약통장도 내 집 장만의 수요를 방증한다. 특히,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예고 이후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급증하기도 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337만9670명이었다. 이는 7월 2326만8991명보다 11만679명이 늘어난 것으로, 월별 신규가입자로는 지난 3월 이후 최대치다.

청약가입자 수는 매년 늘어나면서 현재 주민등록인구 5100만명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로 ‘로또 광풍’을 부추길 것을 우려한다. 분양가상한제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 기대감만 불어넣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청약통장가입자 2500만명에 육박했지만, 이 중 실상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가입자는 한정돼있다”면서 “오히려 청약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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