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판매 순항 이어가...'흑자전환' 신호탄 되나"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쌍용자동차가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 중 내수 판매 3위 자리에 굳건히 지켰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3월 내수 판매량은 1만984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월대비 18.8% 급증한 수준으로,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로써 쌍용차는 르노삼성과 한국GM을 큰 차이로 따돌리며 3위를 수성하게 됐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고 내수 시장이 위축된 상황 속에서 쌍용차의 실적은 의미 있는 성과로 풀이되고 있다.
■ “역시 SUV명가”...렉스턴 스포츠-코란도 ‘신차흥행 2연타’
이처럼 쌍용차가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것은 신차 효과 덕택이다.
렉스턴 G4의 판매량(1200대)은 경쟁사인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에 밀려 전년보다 22.1% 급감했고, 효자 노릇을 했던 티볼리(3360대) 역시 18.5% 감소했다.
그러나 ‘렉스턴 스포츠 칸’의 인기로 전체 렉스턴 스포츠(4089대)는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36.0% 치솟았다.
정통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 칸은 출시한 당월 1339대를 시작으로 2월 1669대, 3월 1694대를 팔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당초 연간 목표치인 8000대를 상반기 중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다가 코란도 역시 출시와 동시에 호조를 보이면서 중형 SUV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형 코란도는 지난 2011년 코란도C 출시 이후 8년 만에 풀체인지된 모델로, 본격 판매에 나선 3월 2202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출시 직전 사전계약에서는 1주일 만에 3000건을 넘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는 일주일 간 2000대의 선주문을 올렸던 렉스턴 G4, 렉스턴스포츠 등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좋은 반응이다.
특히, 쌍용차가 신형 코란도에 거는 기대는 크다. 코란도의 흥행 여부에 따라 흑자전환 여부가 결정되는 데다가, 예병태 신임 대표이사의 역량도 가늠해볼 수 있어서다. 현재 코란도의 연간 목표 판매량은 3만대로 잡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흑자전환을 위해선 현재 15만대 수준인 연간 판매량을 20만대까지 끌어올려야한다는 보고 있다. 쌍용차는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실적 반등을 꾀해 ‘SUV 명가’의 부활을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일 새 수장 자리에 오른 예병태 대표이사는 “연이은 신차 출시를 통해 지난 1분기 내수에서 1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새로워진 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판매를 더욱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노사 모범생' 쌍용차, 르노·GM 따돌려...흑자전환 기대 '솔솔'
쌍용차 호조의 밑바탕에는 안정적인 노사관계도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쌍용차는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9년 연속 노사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다. 매년 파업을 관행처럼 일삼는 경쟁사들과는 다른 행보다.
지난해에는 10년을 끌어온 노사갈등의 종지부를 찍으면서 노사 상생 모델을 구축하기도 했다. 작년 9월 쌍용차는 쌍용차 노동조합,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함께 해고자 복직 문제를 최종 합의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말 복직 대상 해고자 60%를 채용했으며, 나머지 해고자는 올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이와 달리, 노사갈등이 극심한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내수 4위에 그친 르노삼성은 3월 판매량 654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감소했다. 이는 신차 출시가 없는데다가, 임금 및 단체협상 난항으로 인한 부분파업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2018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한국GM은 판매량 6420대로 내수 꼴찌를 차지했다. 지난해 5월 말 군산공장 폐쇄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판매량 회복도 더딘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판매 호조를 이어가면서 올해 흑자전환에 다가설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는 2009년 이후 2016년 깜짝 영업흑자를 제외하곤 매년 적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신차 2연타 흥행이 예상된다”라며 “신차효과가 사라지는 3~4개월 이후에도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수출도 늘려나간다면 올해 흑자전환은 충분히 기대해볼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