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색팔색, 세상에나마상에나, 듬북담북’ 새로 빚어지는 우리말
‘질색팔색, 세상에나마상에나, 듬북담북’ 새로 빚어지는 우리말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9.01.29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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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사연들> 백우진 지음 | 웨일북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우리말처럼 의태어가 풍성한 언어가 있을까. 준첩어의 활용 또한 다채로워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빚어지고 있다. 최근 생겨난 ‘질색팔색, 세상에나마상에나, 듬북담북’등이 예다.

의태어는 ‘살랑살랑’ ‘또랑또랑’ ‘오글오글’ ‘꼬질꼬질’ 처럼 상태나 움직임을 나타낸다. 준첩어는 ‘고래고래’처럼 같은 소리를 반복해서 만든 첩어에 한 음절을 바꿔서 말맛을 살린 낱말이다. ‘옹기종기, 올망졸망, 아기자기, 들락날락, 휘뚜루마뚜루’ 등이다.

그런가 하면 단어를 묶어 들여다보면 단어마다 풍기는 어감과 뜻이 다르다. 사람을 가리키는 데 붙는 우리말 ‘통이’ ‘퉁이’ ‘뚱이’라는 말을 보자. 신통이는 신통하게 구는 사람을 귀엽게 부르는 말이다. 고집통이는 고집이 센 사람, 고집쟁이와 같은 단어고 꾀퉁이는 꾀쟁이를 속되게 이를 때 쓴다. 배퉁이는 제구실하지 못하면서 배가 커 밥을 많이 먹는 사람을 놀릴 때 쓴다. 새퉁이는 밉살스럽거나 경망한 짓을 하는 사람, 잠퉁이는 잠꾸러기의 방언이다.

쟁퉁이라는 말도 있는데 잘난 체하고 거드름을 피우는 사람을 놀릴 때 쓰는 말이다. 가난에 쪼들려 마음이 옹졸하고 비꼬인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핫퉁이, 굴퉁이, 방퉁이라는 말도 있다. 각각 솜을 많이 넣어 지은 두툼한 옷을 입은 사람, 겉모양은 그럴듯해도 속은 보잘것없는 사람, 바보라는 뜻이다. 몸뚱뚱이는 뚱뚱한 사람을 일컫고 물뚱뚱이라는 낯선 말은 하마를 속되게 부르는 말이다. <단어의 사연들>(웨일북.2018)이 전하는 내용이다. 우리말의 다채로움을 새삼 다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는 “우리말의 한계를 알아야 우리가 보는 세계의 한계를 파악할 수 있다.”며 “우리말의 한계를 알아야 그 한계를 어떻게 확장할지 궁리하고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전한다. 한국어에만 있는 표현부터 우리말의 유래, 우리말의 흥미로운 조어 방식, 잘 알려지지 않은 어여쁜 우리말을 소개하며 언어의 확장을 돕는다. 활자를 다루는 직업군은 한 번쯤 살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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