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글쓰기훈련]<555>필사-류시화의 '모란의 연'
[365글쓰기훈련]<555>필사-류시화의 '모란의 연'
  • 임정섭 기자
  • 승인 2013.02.06 1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65글쓰기훈련]은 매일 하는 글쓰기 연습 프로그램입니다. 오늘은 시 한 편 베껴쓰기 입니다. 류시화의 <모란의 緣(연)>입니다.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시입니다. 모란을 보고 왜 이 생각을 못했을까, 싶지요. 첫 연의 '겹겹의 꽃잎마다 머뭇거림이 머물러 있다'가 한 번쯤 겪은 일 같지 않습니까? 아직 한겨울이지만, 마음 속에선 꽃망울이 터진 듯 합니다.

<555> 류시화 '모란의 연'

어느 생에선가 내가
몇 번이나
당신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선 것을
이 모란이 안다

겹겹의 꽃잎마다 머뭇거림이
머물러 있다
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
가끔 내 심장은 바닥에 떨어진
모란의 붉은 잎이다
돌 위에 흩어져서도 사흘은 더
눈이 아픈

우리 둘만이 아는 봄은
어디에 있는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소란으로부터
멀리 있는

어느 생에선가 내가
당신으로 인해 스무날하고도 몇 날
불탄 적이 있다는 것을
불면의 불로 봄과 작별했다는 것을

출처 :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문학의숲. 2012)

-<글쓰기훈련소> 임정섭 대표. 네이버 카페, '글쓰기훈련소' 매니저. (http://cafe.naver.com/pointwriting )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