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를 놀라게 한 '소변기 작품'
미술계를 놀라게 한 '소변기 작품'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0.26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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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생각 담은 <브릴리언트>

[북데일리] 전시회에 가면 정체불명의 작품들이 있다. 몇몇 사람들은 ‘에이, 저런 거라면 나도 하겠다.’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술인들조차 이해 못할 작품을 내놓았던 한 예술가의 장난 같은 시도는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바로 마르셀 뒤샹이다. 책<브릴리언트>(인사이트앤뷰.2012)에 그의 실험적 시도의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포스트 잇> 뒤샹은 1917년 뉴욕 제 1회 ‘R. Mutt 1917’이라고 사인한 소변기(작품명: 샘)를 출품하려다가 거부당했다. 이 작품은 그냥 공장에서 만들어진 소변기에 사인하고 좌대에 올린 것이 전부였다.

그 사인도 자신의 것이 아니었으며, 위생도기 판매 회사의 이름을 변형해서 신문 연재만화의 제목하고 비슷하게 만든 것이었다. 이를 본 많은 사람이 ‘예술작품이 저런 것이라면 나도 만들 수 있다.’면서 손가락질을 했다.

마르셀 뒤샹이 기성품인 소변기를 좌대에 올리고 가공의 이름을 사인해서 출품한 것이 왜 놀라운 일이라는 것일까? 그리고 이것이 정말 뒤샹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일이었을까? 물론 그렇다.

뒤샹의 작품을 본 많은 사람이 말한 것처럼 ‘나도 만들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뒤샹의 샘이 탄생하기 전까지 이런 시도는 한 번도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런 걸 시도하려는 생각조차 없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 작품은 그냥 일상적인 물체에 서명하고 좌대에 올려 전시함으로써 작품으로 탈바꿈된 사례다. 이제 작품이 된 이상 소변기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작품으로 변모된 것이다. 그러니 이것을 감상한다는 것은 작품으로 인식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마르셀 뒤샹은 ‘어떤 것이 미술이고 어떤 것이 미술이 아니라는 말인가?’하는 의문에서 작품을 시작했다. 뒤샹은 모든 것이 예술의 소재이고 그 소재들이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주는 또 다른 소재라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239쪽~241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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