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죄책감어린 책
톨스토이의 죄책감어린 책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0.17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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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책 속의 지식> <책읽기 좋은 날>(책읽는수요일. 2012)는 <씨네21> 기자가 쓴 독서안내서이다. 이 중 한 대목을 소개한다.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는 톨스토이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안나 카레리나>를 중심으로 그의 인생사를 펼쳐 보인다.

그가 불륜에 유달리 잔혹했던 작가(불륜을 저지르고 육체적 욕망에 탐닉했던 주인공을 모두 비참한 최후로 내몰았다)였던 까닭이 무엇인지, 특히 매력적인 외모의 주인공들을 불행으로 밀어 넣은 까닭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대목은 포털 사이트에 뜬 가십을 읽는 듯한 길티플레저를 안긴다.

그의 사생활이 지독할 정도로 만천하에 공개된 경위 역시 소설가다운 그의 습관 때문이다. 평생 동안 쓴 일기로 여자관계와 '나쁜 결혼‘ 생활이 적나라하게 공개되었다. 게다가 “톨스토이와 관련됐던 사람들은 모두 다 무언가 썼다. 부인도 쓰고 아이들도 쓰고 제자들도 쓰고 지인들도 쓰고 비서도 쓰고 주치의도 쓰고 가정교사도 썼다.”

톨스토이는 쉰 살을 전후로 엄격한 도덕주의자가 되었고 이후 추구했던 삶은 다소 극단적이기는 했지만, 채식 지향이라든지 시골에서 살고자 한다든지 하는 점은 현대 문명에 지친 사람들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라 관심을 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도덕을 외치면서 도독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아 괴로워했던 톨스토이 자신의 이야기에 눈이 번쩍 뜨이는, 이 죄책감어린 재미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책읽기 좋은날>(책읽는수요일.2012) 130쪽~131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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