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조론` 닮은 `불멸의 이순신` 김명민의 의지
`자조론` 닮은 `불멸의 이순신` 김명민의 의지
  • 북데일리
  • 승인 2006.01.0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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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모든 걸 포기하려고 했었습니다. 단 십분의 일이라도 장군님을 닮기 위해 발악 했습니다.”

KBS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한 KBS1TV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이순신 장군 역할을 맡아 열연한 탤런트 김명민(35)의 수상소감이 전국을 감동시켰다. 20kg의 갑옷을 입고 1년6개월 동안 이순신으로 살아야 했던 그는, 단 한회의 출연이라도 최선을 다한 단역연기자들과 실제 전쟁터와 같은 훌륭한 장면들을 연출한 스텝들에게 모든 영광을 돌렸다.

뛰어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무명의 연기생활을 오래 거쳐야만 했던 김명민은 KBS2TV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 와 영화 ‘거울 속으로’ 등을 통해 서서히 자신의 존재를 알려왔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연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이순신처럼 고민했고 진심을 담아 최선의 연기를 보였다.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했던 김명민은 수상 소감처럼 한때 모든 걸 포기하려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는 이순신 장군의 말처럼 살고자 했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새무얼 스마일즈의 말처럼 스스로의 굳은의지로 오늘의 영광을 얻었다.

정치개혁가이자 문필가인 새무얼 스마일즈는 <자조론>(21세기북스. 2005)에서 개인의 행복과 안위는 국가나 제도 또는 출신 배경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도우려는 의지 즉, 자조 self-help 정신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두 세명의 청년이 지식을 교환하고 발전을 도모하려고 했던 한 ‘야학회’에서 자조론은 출발했다.

여름에는 오두막집 마당으로 장소를 옮겨 야외수업을 했고 정자로 쓰던 판잣집에서 산수 문제를 풀며 야간수업을 진행했지만 배우려는 이들의 의지만큼은 누구도 꺾을 수 없었다. 새무얼 스마일즈는 이 야학에 강연자로 나가 청년들을 격려하는 말을 건넸다. 강의를 통해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끊임없는 자기수양과 수련,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젊은이들은 열렬한 환영을 보냈고 이후 새무얼 스마일즈는 ‘자조’라는 주제에 점점 큰 매력을 느꼈다. 하루일과를 마치고 저녁에 책에서 읽을 내용과 직접 관찰한 내용을 덧붙여 정리했다. 그 내용은 1859년 ‘자조론’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번역, 출간돼 ‘스마일즈의 4대 복음’으로 일컬어지는 후속작 <인격론>, <검약론>, <의무론>으로 이어졌다.

스마일즈는 자조론에서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았거나 역사속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삶을 향한 바르고 진실된 태도를 격찬했다.

‘근면성’의 대표주자 부루엄Brougham 이라는 인물을 소개하며 끈기와 근면을 강조한다. 60년이 넘는 시간동안 공직에 머무르며 법률, 문학, 정치,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업적을 달성한 브루엄은 일분도 쉽게 흘려보내지 않았다. 강철 같은 체력의 소유자였던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퇴해 얻은 여가시간에도 빛의 법칙에 대해 심혈을 기울여 연구했다.

연구 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그는 ‘조지 3세 시대의 과학계와 문학계의 인물들’에 대한 훌륭한 평전을 신문에 연재했고, 상원에서의 입법 활동과 정치토론에 적극 참여했다. 당대 최고의 설교가이자 의회 개혁론자인 시드니 스미스가 “건장한 사내 세 명이 해낼 수 있는 정도로 일을 줄이시는게 좋겠습니다”라고 권고할 정도였다. 하지만 일에 대한 브루엄의 습관은 이미 오래된 것어서 아무리 많은 일을 해도 그다지 많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그는 무엇이든 남보다 뛰어나려고 하는 열망에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신분이 구두닦이라고 해도 영국에서 최고의 구두닦이가 되기 전에는 결코 만족하지 않았을 것이다”(본문 중)

새무얼 스마일즈는 브루엄의 예를 통해 ‘구두닦이를 하더라도 최고가 되어라’ 라고 역설한다. 자조, 스스로 일어설 의지만 있다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하는 열망은 저절로 생겨나기 마련이다. 2006년 새해를 여는 지금, 독자에게 가장 가치 있게 들릴 목소리 중 하나다.

<자조론>은 새해를 맞이해 21세기 북스와, 비즈니스 북스에서 각각 다른 역자의 손길을 통해 완역본으로 출간됐다. 21세기 북스는 새무얼 스마일즈의 4대복음 시리즈의 완역본을 차례로 출간할 예정이다.

(사진 = KBS1TV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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