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연대기`서 배우는 ‘터키젤리’ 요리법
`나니아연대기`서 배우는 ‘터키젤리’ 요리법
  • 북데일리
  • 승인 2005.12.3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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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개봉한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감독 앤드루 애덤슨)은 `전체 관람가` 등급이 말해주듯 폭력적이거나 잔인한 장면이 없는 온전한 `아이들의 영화`다. C. S. 루이스의 7권의 소설 중 두 번째 이야기에 해당하는 영화는 네 남매가 우연히 마법의 옷장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루이스의 작품 중 어린이를 위한 책은 늦게 나온 편이다. 루이스는 동화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중년에 접어 들어서야 쓰기 시작했다. 어린이를 위한 그의 작품은 서사시의 주요요소인 숭고한 주제, 여행과 전투, 거대한 우주의 역사가 포함되어 흥미롭기 그지없다. 독실한 크리스천이었고 윤리적인 것 외에 인류의 최후에도 관심이 많았던 루이스의 동화는 어린이 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1세대 C. S. 루이스 전문가’ 라고 불리는 <나니아 연대기의 거의 모든 것>(크림슨. 2005)의 저자 캐스린 린즈쿡(Kathryn Lindskoog)은 1954년부터 루이스의 작품을 연구하기 시작해 총 6권에 이르는 책을 썼다.

나니아 연대기를 흥미로운 주제로 묶어 분석한 내용 중 영화로 만들어진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 대한 분석은 특히 흥미롭다.

책에 따르면 짐 꾸러미를 여러 개 들고 반은 염소, 반은 사람의 모습을 한 창조물이 눈 내리는 숲을 걸어가는 장면을 루이스가 떠올린 것은 1914년, 열여섯살때의 일이라고 한다. 눈 내리는 숲 속의 파우누스와 런던에서 온 아이들이 등장하는 이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때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다. 평소 사자가 나오는 꿈을 자주 꾸었던 루이스는 ‘사자와 마녀와 옷장’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첫 번째 동화를 펴냈다.

캐스린 린즈쿡은 인류의 구원을 위한 예수의 죽음이 예언되어 있는 성경의 이사야서 53장 4~12절은 부분적으로 <사자와 마녀와 옷장>에 나오는 아슬란의 희생적인 죽음에도 적용된다고 말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아슬란은 모든 사람의 구원이 아닌 에드먼드 한사람을 살리기 위해 죽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이야기 속 아이들이 먹었던 ‘터키 젤리’도 소개한다. 지금은 터키 젤리가 예쁜 사탕에 지나지 않지만 20세기 초에는 요즘 것보다 훨씬 못한 터키 젤리도 영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사실 이들이 먹었던 터키 젤리에는 마리화나 성분이 섞여 있었는데 주인공 에드먼드가 좋아했던 마녀의 위험한 터키 젤리가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주장이 흥미롭다.

“ ‘사자와 마녀와 옷장’ 덕택에 터키 젤리는 미국에서 매우 유명해졌습니다. 일반적인 사탕가게에서는 터키 젤리를 구하기 어렵지만 영국 멜티스사가 만든 팔각상자에 든 터키 젤리는 쉽게 구할 수 있는 편입니다. 터키 젤리와 비슷한 미국 사탕으로는 애플릿과 카틀릿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양을 생각한다면 파우누스가 동굴에서 만들어준, 정어리를 바른 토스트를 먹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옛날식 크리스마스 푸딩을 먹으면서 산타클로스를 기억해 보는것도 좋을 듯 합니다”(본문 중)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버씨 부부가 간식으로 먹은 ‘설탕을 살짝 끼얹은 따뜻한 케이크를 차와 함께 먹는 것을 좋아할 것 같다`는 깜찍한(?) 예측도 덧붙인다.

이어 ‘욕심꾸러기 바보들을 위한 터키 젤리 요리법’과 ‘아이들을 위한 간단한 터키 젤리 요리법’ 도 소개한다.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아무 향도 가미되지 않은 젤라틴 두 팩을 온수 한 컵에 녹이고, 다른 용기에는 온수 세 컵을 넣고 향이 들어간 젤라틴 세 팩을 녹이는 것이다. 두 용액을 섞어 2cm 높이로 사각팬에 부은 뒤 냉장고에 넣어 딱딱하게 굳힌다. 그 다음 정육면체로 잘라 설탕가루를 입히면 터키 젤리가 완성된다. 주의 할 점은, 만든 즉시 먹어야 된다는 것. 그래야 ‘마법의 효력`을 느낄 수 있다.

<해리포터>시리즈와 함께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나니아 연대기’ 를 완곡한 구어체 화법과 알기 쉬운 해설로 ‘분석’ 한 <나니아 연대기의 모든 것>은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작품안의 흥미로운 요소들을 짚어 낸 또 다른 ‘마법’ 이다.

“보내주신 책을 받고 그 자리에서 다 읽었습니다. 구절구절이 모두 핵심을 찌르더군요. 당신은 제가 지금까지 만나온 사람 그 누구보다, 하다못해 제 자신보다도 더 제 작품을 잘 이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게다가 당신은 제가 쓴 학술서나 판타지 문학, 신학 관련 책들 사이의 관계는 물론, 나아가 그 사이의 통일성까지 찾아낸 평론가로는 유일한 분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당신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를 다른 작가나 모방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한사람의 작가로 봐주셨더군요, 이점을 특히 높이 사고 싶습니다. 감사를 드리며”

저자 캐스린 린즈쿡에게 1957년 10월 29일 C.S.루이스가 보낸 편지 내용이다.

(사진 = 영화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스틸컷)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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