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 열다섯 아이들 이야기
질풍노도 열다섯 아이들 이야기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09.07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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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신작....우울증 따뜻한 공감

[북데일리] 질풍노도의 시기 정점 ‘중2’. 열다섯 세 아이들의 우정을 다룬 작품 <열다섯, 문을 여는 시간>(2012.탐)이 출간됐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마음을 잘 표현하는 작가로 정평 난 노경실 작가의 신작이다.

세 명의 등장인물은 각자의 장점을 붙인 이름으로 서로를 부른다. 만능 스포츠맨 지혁은 스맨지혁. 컴퓨터 게임왕이지만 우울한 성격 멜랑콜리 태수는 멜코태수, 조용하지만 외국어를 잘하는 지니어스 현호는 지니현호다.

별칭처럼 붙은 수식어는 분명한 캐릭터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유치할 정도로 투덕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어렸을 때부터 한동네에서 자란 삼총사들에게 닥친 시련은 멜코태수의 이상한 행동 때문이다.

학교도 나오지 않고 친구들조차 보고 싶지 않다고던 태수가 우울증에 걸린 것. 왕따 문제로 자실시도를 한 다른 반 친구 소식도 접한 터라 현호와 지혁이는 불안하기만 하다. 새벽에 현호네로 걸려온 전화. 태수 엄마는 애타게 태수를 찾고 있었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도 부른다. 열다섯 질풍노도의 시기에 우울증까지 앓고 있는 태수의 마음속은 어떨까. 궁금증이 더해갈 무렵 태수가 밤마다 주차장에서 울부짖는 장면에서 시선이 고정된다.

“나는 진짜 사람 냄새가 그리워. 진짜 사람살이 그리워. 사람 품에 안기고 싶어. 엄마랑 아빠는 언제부터인가 나를 안아 주지 않아. 손을 잡아 주지도 않아. 엄마랑 아빠는 혀로만 나를 상대해. 뱀 같은 혀야! 그 혀로 만날 같은 말만 하지. 공부해! 숙제했어? 성적은 시험 아니야? 학원 가! 과외 할 시간이야! 완전 오 종 세트야. 이 오 종 세트로 내 존재가 확인될 뿐이야.” -130쪽

태수의 절규가 마음에 닿는 듯하다. 외로워하는 태수는 열다섯 아이들의 일면을 대변한다. 작가는 하루바삐 아이들의 마음자리를 살피는 세상이 도래하길 간절히 바란다. ‘중2 병’이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격한 시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정서를 우울증이라는 소재로 표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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