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이희수 기자] 올해 상반기 제2금융권 대출 증가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생명보험사 등 비은행금융기관 여신 잔액은 832조2천973억원이었다. 지난해 말보다 43조1천894억원 증가한 수준으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3년 이래 가장 많았다.
상반기 기준 비은행 대출 증가액(전년 말 대비)은 2014년 10조1천231억원에서 2015년 29조7천62억원, 2016년 34조8천909억원, 2017년 39조1천765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 같은 비은행 대출 증가세엔 가계보다 기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6월까지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8조7천억원으로, 전년 동기(+17조1천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자영업자 계층이 2금융권으로 밀려나 대출을 늘리고 있다"며 "정부 가계부채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의 하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은행 대출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그중에서도 자영업자들이 주요 차주다. 현재 미국이 정책 금리를 계속해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은행 역시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 금리가 오르면 비은행 대출 차주들의 부담은 은행권 대출 차주들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 대출 억제를 위해 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권은 지난달부터,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사에는 10월부터 여신심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