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가해자보다 더 나쁜 방관자
'왕따' 가해자보다 더 나쁜 방관자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07.20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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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국민몸짱 '숀리'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충격고백을 해 화제가 된바 있다. 고등학교 시절을 외국에서 보냈는데 왜소한 체격 때문에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것. 그는 “오기로 몸을 키웠다. 나는 살기위해 운동했다.”고 토로했다.

책<수민이의 왕따 탈출기>(2012.푸른책들) 또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왕따’ 문제를 말한다. 초등4학년 교과서에 실린 <양파의 왕따 일기>를 집필한 문선이 작가의 신간 서적으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실감하게 한다.

작가는 서문을 통해 강연회에서 만난 아이들의 왕따 양상의 변화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사람의 영혼을 갉아먹는 일을 하지 말아 주세요. 또 그런 부당한 모습을 보면 동참하거나 눈 감지 마시길 바랍니다.”라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수민이의 왕따 탈출기>의 주인공 수민이는 전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 새로운 학교를 꿈꾸며 전학을 오면서 반짱(반에서 짱) 민석이와 어울리게 되고, ‘이구동성파’에 합류한다. 하지만 기득권을 누리는 것도 잠시. 반에서 왕따를 당하던 대현이가 괴롭힘을 견디다 못하고 입원을 하게 되며 학교생활은 나락으로 치닫는다. 우연찮게 수민이의 지난 과거가 들통 나게 되고, 대현이 대신 수민이가 왕따를 당한다.

이 작품은 왕따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 동조자, 방관자의 시선을 넘나들며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고, 그 가운데 등장인물의 심리와 고민을 보여 준다. 또한 왕따 문제의 주변인들인 부모님과 선생님 입장에서도 접근하고 있어 ‘역지사지’의 간접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핀란드의 ‘왕따 역할극’과 유사한 이야기와 노르웨이의 ‘멈춰 제도’를 이야기에 녹여내, 동조자와 방관자가 예방자가 되기 위한 구체적 방법과 실천 사례가 이야기로 제시되었다. 왕따의 경험이 있는 주인공 수민이의 내면 이야기는 어린 독자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다만, 힘 있게 읽히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중간 중간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든 시적 묘사와 어려운 단어들로 막히는 부분이 있어 아쉽다.

이에 반해 책을 통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게 명시 되었다. 바로 아인슈타인의 명언처럼 왕따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조자와 방관자의 존재로 생긴다는 사실이다.

‘세상은 악당에 의해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악당을 보고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이들에 의해 파괴된다.’ - 아인슈타인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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