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싹 틔운 '못생긴 씨앗'
마음으로 싹 틔운 '못생긴 씨앗'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07.10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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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인성을 길러주는 책

[북데일리] 주인공 이고르는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원하는 것을 얻어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다. 그런 주인공이 한껏 들떠 아침부터 가족들을 들들볶아 깨우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의 생일이기 때문.

삼삼오오 손님들이 도착하고, 친구 바질의 새 티셔츠가 탐났던 이고르는 친구의 약점을 빌미로 기어코 새 셔츠를 빼앗고 만다. 그 후 창고 안 탁구대 위에 소복이 쌓였을 생일 선물을 기대하고 손님들보다 앞서 달려간 이고르는 비명을 지르고 만다. 달갑지 않은 외할아버지가 이고르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프랑스 작가 질 아비에의 <못생긴 씨앗 하나>(2012. 책속물고기)는 우리나라에 소개된  <구름을 삼켰어요> 이후 두 번째로 번역·출간된 서적이다. 저자는 씨앗하나에 환상을 불어 넣었는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타인을 위함이 싹을 틔울 수 있는 양분’이라는 설정이다. 씨앗에서 싹을 틔운다는 부분이 <잭과 콩나무>를 연상시키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의 행보를 앞세워 <잭과 콩나무>의 그림자를 상쇄시킨다.

자기밖에 모르는 심술쟁이 이고르는 열한 번째 생일날 말라비틀어지고 못생긴 씨앗 하나만 받게 된다. 꼬장꼬장한 외할아버지에게 받은 씨앗에 싹을 틔워 열매까지 맺게 해야 생일 선물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고르가 아무리 화를 내고 떼를 쓰고 신경질을 내도 통하지 않았다. 심지어 탁구대 아래에서 뒹굴고 기침하고 소리 지르고 숨이 넘어갈 듯한 소리를 내도 쓸데없는 일이었다. 막무가내 떼쟁이 이고르에게 외할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전에 돼지 목 따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거다. 그때 돼지가 얼마나 소리를 질러 댔니? 그렇다고 내가 주춤하든? 아니, 결국 난 돼지의 목을 따서 잡았어.” (33쪽)

이쯤 되면 만만찮은 외할아버지의 태도에 이기적인 아이 이고르도 누그러질 수밖에 없다. 과연 이고르는 고작 말라비틀어지고 못생긴 씨앗에서 열매를 얻어낼 수 있을까?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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