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號' 포스코, 순항하려면
'최정우號' 포스코, 순항하려면
  • 우인호 기자
  • 승인 2018.06.25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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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발탁이어서가 아니라 ‘다른 눈’을 가졌기 때문에
중도 퇴임의 악순환 끊는 과거청산, 100년 기업 포스코 미래비전 제시해야
포스코 9대 회장으로 내정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포스코 9대 회장으로 내정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우인호 객원기자] ‘최정우 號’ 포스코가 출항 준비 중이다. 반복되는 논란 속에 승선을 명 받은 선장으로,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살짝 더 큰 게 사실이다. 불안감 해소라는 차원이 크긴 하지만 반등한 주가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과제는 산적하다. 포스코 회장 임기가 정권 임기와 동조하는 모양새를 끊어내는 ‘과거 청산’도 과제지만 창립 50주년 포스코의 향후 50년을 담보할 ‘미래 비전’이 더 큰 과제다.

■ ‘다른 눈’에 거는 기대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차기 포스코 회장에 내정된 것을 두고 ‘깜짝’ 발탁이라는 평이 다수다. 그러나 민영화 이후 선임된 포스코 회장은 늘 ‘깜짝’ 발탁 인사였다. 유력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나온 정준양 전 회장도, 기술연구소 출신 최초로 최고경영자(CEO)가 된 권오준 현 회장도 ‘깜짝’ 발탁이었다. ‘깜짝’ 발탁의 주체는 달라 보이지만 최 내정자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최 내정자의 이력이다. 비(非) 엔지니어 출신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을 역임한 재무통이다. 가치경영센터장으로 그룹 전체 틀에서 사업을 들여다보고 구조조정하는 업무도 보았다. 포스코대우에선 상사의 다양한 사업들을 숫자를 통해 확인했고 포스코켐텍에서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신사업에 역량을 쏟기도 했다. 철강 엔지니어 출신의 이구택-정준양-권오준 전임 회장과는 다른 눈으로 포스코를 진단할 수 있는 토대가 있다는 의미다.

물론 본연인 철강 사업을 다지는 것을 게을리 할 순 없다. 미국의 철강 제품 관세폭탄 투하, 중국 철강 산업 굴기와 국내 철강 수요 산업의 미진한 회복 등 당장의 대내외 걸림돌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한다.

최 내정자는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코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50년 성공역사를 바탕으로 명실상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에 있다”면서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마음가짐과 신념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스스로의 다짐을 드러냈다.

‘과거 청산’ 절호의 기회일 수도

민영화 이후 전임 회장들의 선임 뒤에는 정권 실세의 ‘뒷배’ 역할에 대한 얘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정권 교체기마다 불거지고, 현실화 되었던 포스코 회장들의 중도 사퇴는 포스코인들의 사기와 자부심을 꺾어놓았던 게 사실이다. 이번 선임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이번 잡음은 정권 주변의 ‘낙하산’ 시도가 실패하는 와중에 새어 나온 비명이었다는 전언이다. ‘사외 이사들의 반란’이었다는 얘기다.

시간이 지난 뒤 정확한 전모는 밝혀지겠지만, 사외이사들의 반란이든 아니든 민영화 이후 20년 가까이 흘렀지만 하지 못했던 민영기업의 CEO 선임 양태를 최 내정자 선임을 계기로 이뤄야 한다는 안팎의 목소리가 높다. 최 내정자가 ‘빚이 없다면’ 소신 있게 경영하며 모양새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주주들의 반대가 없는 한 중도 사퇴의 모습은 없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직 포스코 임원 출신 한 인사는 “더 좋은 제도를 만들기보다 현재 있는 CEO 승계카운슬 등의 제도를 좀더 보완해 잘 활용하고 적용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며 “CEO의 사퇴와 선임에 ‘외압’이라는 단어가 앞으론 등장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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