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이희수 인턴기자]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상화폐 거래 독려 발언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국민·하나은행은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거래를 하지 않고 있는데 (거래를 허용토록)독려할 것”이라며,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당국 눈치를 보지 말고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그간 가상화폐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금융당국의 입장이 갑자기 바뀐 것에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장의 발언으로 갑자기 바뀐 계획은 없다”며 “은행 추세에 맞춰서 할 것이고 시장상황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것은 맞지만 현재까지 변동사항은 없고 (가상화폐 거래)도입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중소 가상화폐 거래소의 안정성 여부 또한 은행들이 신규 거래소 계약을 망설이는 요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중소 가상화폐 거래소일수록 고객정보와 관련해 해킹의 위험성도 높기 때문에 시스템 보안성 등이 걱정스럽다”며, “거래소의 시스템 안정성을 제대로 검증한 뒤에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가상화폐 실명확인제 도입 이후에도 여전히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신규 거래에 나서지 않으면서 중소 거래소들은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오픈을 미룬 상황이다.
한·중 합작 가상화폐 거래소인 ‘지닉스’는 은행 가상계좌 도입이 불가능해 결국 원화마켓 서비스를 포기하기도 했다.
지닉스 관계자는 “시중은행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현재 가상화폐와 관련된 문제의 책임이 은행으로 전가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나서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