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은주, 세상 뜬 소식듣고 봐야할 그림
故 이은주, 세상 뜬 소식듣고 봐야할 그림
  • 북데일리
  • 승인 2005.07.0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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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화제를 불렀던 MBC 인기 드라마 `불새`의 이서진, 에릭, 故 이은주 외에 또 하나의 숨은 주인공이 있다면 바로 한국화가 고선(高仙) 양승예씨(44)의 그림 `불새` 2점이었다.

드라마가 관심을 끌면서 작가에게 다양한 구입문의가 빗발쳤고 심지어 백지수표를 제시한 재벌가도 있었다고 알려졌다. 또 불새시리즈를 더 그려 전시회를 개최하자거나 경매 제의까지 들어왔단다. 결국 그림은 `불새` 극본을 쓴 이유진 작가의 제안으로 탤런트 이서진에게 선물로 전해졌다는 소식이다.

그림 `불새`는 이서진과 이은주가 만나는 공간적 배경과 `뜨거운 사랑과 재회`라는 운명을 암시하는 복선의 도구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 그림은 `두 남녀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눌 때` 감상해 볼 만한 그림이다.

그러면 드라마 `불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기약없이 세상을 떠난 이은주를 추모하며 볼 만한 그림은 무엇일까.

미술평론가이자 대중미술서 저술가인 이주헌(44)씨는 `친애하는 이의 부고를 받았을 때`는 19세기 영국 화가 헨리 알렉산더 보울러가 그린 `의심 - 이 마른 뼈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사진)를 추천한다.

이 그림은 인생의 덧없음과 그 덧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정할 수 없는 인생의 무한한 의미에 대해 노래한 작품.

한 여인이 지금 비석에 몸을 기울이고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영국 교회의 공동묘지를 찾은 여인은 오래되어 파헤쳐진 무덤을 발견하고는 발을 멈추었다. 여인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파헤쳐진 흙 가운데 해골과 뼈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처음 섬뜩 놀랐을 여인은 곧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그 뼈들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기독교 교회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과연 저 뼈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인생에게 부활이 있을까?” 하고 생각에 잠긴다. 그녀가 몸을 기울이고 있는 묘비에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라”라는 글귀가 쓰여 있는 것이 그녀의 명상 내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주헌씨는 자신의 책 `그림 속 여인처럼 살고 싶을 때`(2005. 예담)를 통해 일생 생활 속의 그림 감상법을 친근하고 쉽게 제시한다.

이 책은 ‘연애 감정이 필요할 때’, ‘부부 싸움을 하고 나서 후회가 될 때’, ‘아이가 아플 때’, ‘아이를 혼내고 나서 마음이 아플 때’, ‘남편이 가정에 좀더 신경을 써주기를 바랄 때’, ‘비 오는 날 별미가 생각날 때’, ‘꽃무늬 벽지를 바르고 싶을 때’ 함께 보며 자신의 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그림과 부드럽게 그림 속 이야기와 우리 현실을 이어주는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글은 이주헌씨가 명예관장으로 있는 온라인미술관 `햄스빌 아트갤러리(www.hamsville.co.kr/gallery)에 먼저 소개됐다. 그림에 대한 진솔하고 편안한 감상으로 이루어진 이주헌씨의 소박한 글솜씨에 반한 주부 명화팬들은 공감을 표시하며 평론가 못지않은 `댓글`로 화답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데일리 노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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